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완성도 혹평 뚫고 ‘천만 영화’ 목전에…‘왕사남’ 흥행비결 3가지
2,059 50
2026.03.04 11:50
2,059 50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실록의 귀퉁이, 혹은 사서(史書)에 기록된 별 볼일 없는 흔적은 창작의 보고(寶庫)다. 건조하게 적힌 한 줄 글귀에서 욕망과 비극을 길어 올려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 ‘이순신 3부작’(한산: 용의 출현, 명량, 노량: 죽음의 바다) 등 역사를 바탕에 둔 ‘행간의 상상력’은 그간 한국영화를 지탱해온 자산 중 하나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천만 영화’ 등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개봉 27일 만에 관객 900만 명을 동원하며 오랜 불황으로 메마른 극장가에 흥행 단비를 내리고 있다. 짧은 역사 속 기록에 상상력을 덧입혀 만든 익숙한 ‘한국형 서사’에 연휴를 독식한 대진운, 장항준 감독을 앞세운 호감형 마케팅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극장을 떠났던 관객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2년 만에 ‘천만 영화’ 탄생 목전

3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개봉한 ‘왕사남’은 전날까지 921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 중이다. 연휴였던 지난 1일에만 81만여 명이 관람해 개봉 이후 일 최다 관객을 기록하는 등 개봉 4주차에도 흥행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극 첫 천만 영화로 38일 만에 900만 명을 모은 ‘왕의 남자’보다 흥행 속도가 빠르다. 극장가에선 이번 주 내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왕사남’은 한국 영화시장에서 외화 포함 역대 34번째, 한국 영화로만 좁히면 25번째 천만 영화가 된다. 특히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나오는 천만 영화란 점에서 영화계가 반색하고 있다. 2012년 이후(팬데믹 시기 제외) 매년 배출하던 천만영화 계보가 지난해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좀비딸’마저 관객 수가 564만 명에 그치면서 영화 제작시장 투자심리가 경색된 상황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에 활기가 돈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했다.
 

 



팩션에 신파 더한 ‘아는 맛’

‘왕사남’ 흥행의 일차 동력은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아는 맛’의 변주에서 나온다. 영화의 얼개 자체는 단순하다. 세조실록에 쓰인 1457년 7월(음력 세조 3년 6월) 기사 ‘…상왕을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降封)하고 궁에서 내보내 영월에 거주시키니…’와 11월 기사(음력 10월) ‘…노산군이 이를 듣고 또한 스스로 목매어서 졸(卒)하니, 예(禮)로써 장사지냈다.’는 기록 사이의 여백을 파고드는 팩션이다. 실록의 빈틈을 영월 지역 야사와 후대 문헌의 내용으로 메우는 기발한 설정에 한국적 신파를 녹여내 세대를 아우르는 ‘단종앓이’를 선사했다. 김동원 영화진흥위원은 “역사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자산으로 영화화하면 관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민초의 시선으로 역사를 비틀어보는 전개는 검증된 흥행 공식이다. 앞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광대 공길(이준기)을 통해 금단의 비극을 노래하고,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광해군일기 속 며칠의 공백을 ‘가짜 왕’ 하선의 입을 빌리는 방식으로 풀어내 천만 영화에 올랐다. 도덕적 대의에 갇히는 대신 생존과 실리를 우선하는 보통 사람의 행동, 욕망으로 가득 찬 악동을 그린 피카레스크적 로망이 대중적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왕사남’의 엄흥도 역시 ‘이밥에 고깃국’을 먹기 위해 유배 당한 왕의 처지를 이용하려는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역대급 흥행 대진운도 한 몫

외부적 요인도 완벽했다는 게 ‘왕사남’ 흥행을 바라보는 업계의 진단이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를 제외하면 별다른 경쟁작 없이 한 달 가까이 스크린 독식에 가까운 환경을 누렸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설 명절과 3·1절 연휴 영화관람 수요를 고스란히 흡수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왕사남’은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간의 3·1절 연휴에만 247만 명이 관람했다. 지난 2일 기준 ‘휴민트’(754개·1622회 상영)의 세 배에 달하는 2150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9322회를 상영하는 등 상영 기회를 몰아받은 결과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57472?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5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로젝트 헤일메리> IMAX 시사회 초대 이벤트 838 03.04 19,04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05,63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55,2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94,30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83,22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2,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6,36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5,39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2,0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7,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7,40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9755 유머 채소류를 챙겨먹지 않으면 장 속에서 벌어지는 일 1 01:58 450
3009754 이슈 "선생님 전 찍먹인데요?" 급식실까지 번진 '진상 민원' 5 01:57 191
3009753 이슈 한드보면서 내가 제일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주인공 써주고 가보자...jpg 19 01:55 353
3009752 이슈 영서와 배일리 캐해 완벽한 올데프 애니 4 01:55 361
3009751 이슈 제이슨 본급이라는 레딧에 올라온 4중국적 여권 보유자.jpg 5 01:52 802
3009750 이슈 이제 구직자까지 등장한 김선태 유튜브 댓글 근황 8 01:48 1,506
3009749 유머 한국에서 유행하는 봄동 비빔밥을 따라해본 일본인 4 01:45 1,203
3009748 유머 @예쁜 여자분들이 너무 좋아여헉.. 01:44 504
3009747 이슈 축구선수 김민재가 독일에서 칭찬 받고 있는 이유 10 01:41 1,067
3009746 정치 어제 올라온 이재명 대통령 트위터 인용 많이 한 일본인들 11 01:39 1,294
3009745 유머 윤하누나 미안해 봄동인줄 알았어 2 01:37 935
3009744 이슈 올시즌 배구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뛰고있는 선수 3 01:35 516
3009743 이슈 허를 찌르는 성폭력 근절 캠페인 19 01:31 2,114
3009742 이슈 소설 읽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6 01:31 988
3009741 유머 나탈리 포트만 근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18 01:28 2,791
3009740 유머 조선식 국제질서 vs 고구려식 국제질서 21 01:25 1,594
3009739 유머 팬이만든 수리효(SHY) - Holler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분부분 AI보컬) 7 01:24 503
3009738 정보 공룡덬들에게 신나는 소식 22 01:23 1,682
3009737 유머 파워단종 1 01:22 326
3009736 이슈 12년 전 오늘 발매된_ "Shout It Out" 5 01:20 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