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왕과 사는 남자' 1000만 초읽기...영월군, 낙화암 훼손 논란
4,008 32
2026.03.04 09:49
4,008 32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7일 만에 관객 920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어 촬영지인 영월에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종의 사적지인 낙화암을 영월군이 인공폭포와 보도교를 설치하겠다며 중장비를 투입하여 훼손하고 있다. (사진=영월 시민단체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7일 만에 관객 수 920만 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등극을 눈앞에 둔 가운데, 영화의 주요 배경지인 강원 영월군이 정작 소중한 역사 자산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영월군이 주민 편의와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500여 년간 보존된 단종 사적지인 낙화암 부지를 인공폭포와 보도교를 설치하겠다고 최근 중장비를 투입하여 암반과 흙을 파헤쳐 훼손한 것이다.


국가 보물 제1536호 ‘월중도’_영월 낙화암도 (사진=영월 사회단체 제공)


이곳 낙화암은 영화 속에서 단종을 끝까지 모시던 시녀 '매화'를 비롯해 궁녀와 종들이 관풍헌에서 승하한 왕을 향한 절개를 지키기 위해 절벽으로 올라가 차가운 동강 물로 몸을 던진 충절의 성지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진 이들의 넋이 꽃잎처럼 흩날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국가 보물 제1536호 ‘월중도’에 그 위치와 내력이 명확히 기록된 영월의 자부심이다. 이런 충절의 성지를 더욱 지키고 보존해야 할 영월군이 역사적 원형을 무참히 짓밟았다는 지적이 극에 달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하려 '역사적 가치' 파헤치는 모순

논란의 중심은 영월군이 추진 중인 ‘봉래산 명소화 사업’이다. 군은 봉래산 모노레일 승차장과 연결되는 보도교를 설치하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해서 낙화암의 암반을 2~3m를 파헤쳤다.


교량 지지대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수백 년간 보존되어 온 사적지의 암반을 뚫고 굴착하는 과정에서 충절의 흔적은 무참히 훼손됐다.


현재 지역 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공사는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이미 깎여 나간 암반은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여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월군, 단종 관련 충절의 사적지 낙화암 부지에 인공폭포와 보도교 설치 조감도 (사진=영월군 제공)

영월군, 단종 관련 충절의 사적지 낙화암 부지에 인공폭포와 보도교 설치 조감도 (사진=영월군 제공)


영월군 “낙화암 훼손 아닌 정비…강원도 현상변경허가 거친 적법한 절차”

사적지 훼손 논란이 확산하자 영월군은 "해당 사업은 강원특별자치도의 각종 허가 절차를 거친 적법한 조성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동강보도교 종점부인 금강공원은 금강정과 민충사 등 두 곳의 도지정 문화유산자료를 보유한 공간으로, 이미 강원특별자치도 지정등록 문화유산 현상변경허가를 정상적으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가 심의 과정에서 제시된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면밀히 반영해 낙화암 비석의 위치를 충분히 고려한 보도교 종점 위치를 확정했다”며 일방적인 훼손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낙화암비 및 낙화암순절비와 더불어, 낙화암 원비의 탁본을 활용한 비석 재현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 둔 상태”라며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기존의 역사 문화자원이 주변 환경 및 새로운 관광 인프라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형이 중장비로 인해 훼손된 낙화암 전경 (사진=신아일보 백남철 기자)


“원형 파괴하고 비석 재현? 역사의 박제화일 뿐”

영월군이 ‘문화유산 현상변경허가를 받은 적법한 사업’이라며 낙화암 훼손 논란에 선을 긋자, 지역 시민단체들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역사를 지우고 있다”며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역사적 상징물인 낙화암 암반을 발파하고 파헤쳐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영월군의 해명을 전면 비판했다.


특히 시민단체는 영월군이 내놓은 ‘낙화암 원비 탁본을 활용한 비석 재현 방안’을 두고 “전형적인 역사 기만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단체 관계자는 “낙화암의 가치는 시녀 매화와 궁녀들이 몸을 던졌던 ‘그 바위’라는 원형의 장소성에 있다”며 “중장비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뭉개놓고 그 옆에 탁본으로 만든 가짜 비석을 세우겠다는 것은 죽은 역사를 박제로 만드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단체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이유 역시 ‘가짜’가 아닌 ‘진짜’ 역사가 주는 울림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900만 관객이 영월을 찾는 이유는 콘크리트 다리나 재현된 비석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매화가 목숨을 던진 깎아지른 낙화암의 원형에서 단종의 슬픔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관광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관광객이 보고 싶어 하는 진짜 유산의 목을 치는 모순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영화 속 감동 찾아왔는데… 영월군의 미친 짓”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가깝다. 영화 속 단종의 애달픈 삶과 그를 따르던 이들의 희생에 공감하며 영월을 방문한 이들은 사적지 한복판에서 벌어진 파괴된 현장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영화를 보고 매화와 시녀들의 절개를 직접 느끼고 싶어 낙화암을 찾았는데, 중장비로 그 현장을 짓밟은 모습을 보니 배신감마저 든다”며 “충절의 고장 영월군이 돈벌이를 위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8082

목록 스크랩 (1)
댓글 3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with 더쿠] 박진영, 김민주 주연 / 두 청춘의 푸르른 첫사랑 이야기🍃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 댓글 기대평 이벤트 301 02.28 145,89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02,50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51,7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90,7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78,41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2,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5,46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5,39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1,11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7,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7,40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9065 기사/뉴스 [속보] 李대통령, 필리핀에 수감된 한국인 '마약왕' 韓 임시인도 요청 14:13 0
3009064 이슈 뉴욕에서 파파라치 찍히고 난리난 2026 올림픽 피겨 금메달 알리사 리우 근황 14:13 18
3009063 기사/뉴스 오세훈 "런던·뉴욕 선박 관계자도 한강버스에 감탄" 14:13 26
3009062 이슈 여러분의 간절한 소원으로 국장을 3주전 가격으로 돌려드렸습니다. 14:13 60
3009061 이슈 요즘 유행하는 젤리 얼먹.jpg 1 14:13 53
3009060 이슈 12살에 단종과 정순왕후 연기로 차력쇼를 하고 있는 원조단종 정태우와 원조정순왕후 박루시아 14:11 314
3009059 이슈 오늘 안으로 충주시의 구독자 수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선태 유튜브 14 14:09 1,155
3009058 정치 서울시장 양자 대결, 정원오 55.8% vs 오세훈 32.4%…23.4%p 차이 10 14:09 270
3009057 유머 자는 웅니 보다가 안아주러 가는 후이바오🩷💜🐼🐼 9 14:08 438
3009056 기사/뉴스 방미통위, 월드컵 중계권 적극 중재 나섰지만… "너무 늦었다" 4 14:07 336
3009055 유머 목격담이 일치한다는 이광수 13 14:04 2,450
3009054 유머 국장 고수가 설명해주는 삼성전자 주가 급락 이유 12 13:59 3,007
3009053 이슈 모범납세자에 선정되어 국세청장표창 받은 침착맨 20 13:58 2,252
3009052 기사/뉴스 딸이 방에서 안 나온지 4년, "엄청난 고통...부모도 사람입니다" 13:58 1,608
3009051 이슈 일본 개막장 가부키 집안 이야기 업데이트가 안되어서 쓰는 근황 이야기 14 13:57 1,729
3009050 이슈 최강창민, 10주년 후배에 뼈 있는 조언 "돈 너무 좇지 마라"  4 13:56 1,537
3009049 유머 주작이었으면 싶은 주식투자자 7 13:56 2,311
3009048 유머 IT 용어 쉽게 배우는 법 4 13:56 520
3009047 이슈 과거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게 파묘되어 강판 당한 일본 성우 12 13:54 1,615
3009046 유머 프랑스에서 흑사병을 퇴치한 전설의 의사 73 13:54 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