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한다면 모두 불태워버리겠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연일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주장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일, IRGC 사령관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석유 단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원유 70.7%와 액화천연가스(LNG) 20.4%를 중동에 의존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수입해오는 우리로선 에너지 수급에 초비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위협 속에 '운'이 좋게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초대형 유조선이 있습니다. 선박 이름은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 이름 대로 독수리처럼 용맹스러운 배입니다.
이글호는 지난달 26일 원유를 싣고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Al Basrah) 항을 떠나 이틀 뒤인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 속도로 통과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하며 이날(2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겁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균 폭이 약 50km에 불과해 매우 좁은데, 이글호 같은 초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구역은 모두 이란 영해에 걸쳐 있습니다.
이글호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직전 전 속력을 높였습니다. 찰나의 판단 덕분에 이글호는 무사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을 지나던 다른 유조선은 현재 아라비아만과 이라크 해역에서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이글호 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히 빠져나온 초대형 유조선이 한 척 더 있습니다. 선박 이름도 '베리럭키 (VERY LUCKY)'호로 이름 대로 운 좋게 해협 봉쇄 선언 이틀 전인 26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습니다.
용맹스러운 이글호의 도착지는 다름 아닌 충남 서산 대산항입니다. 현재 항해 속도는 약 11노트 수준으로 오는 20일 오전에 도착 예상됩니다. 인근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내 3개 석유화학 클러스터 가운데 하나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나프타 등을 생산합니다.
이글호는 HD현대오일뱅크가 원유 수송을 위해 계약한 배로 알려졌습니다. 길이 336미터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으로 원유 200만 배럴이 실려있습니다.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에 근접한 규모입니다. 해당 원유는 대산 HD현대오일뱅크공장에 하역해 정제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3일 현재 이글호는 아라비아해를 안전하게 항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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