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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4년째인데… 작년 닷새에 2명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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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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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700838?ntype=RANKING

 

車사고에 141명 숨져 8년새 최다
‘일시 정지’ 시행전보다 되레 늘어… 화물차 사망 36명, 3년새 1.5배로
운전자들 시행초기 긴장감 풀리고… 단속도 느슨해지자 줄줄이 ‘위반’
“계도활동-시설확충 등 보완 필요”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에서 ‘우회전 시 일시멈춤’ 표시가 있지만, 한 승용차가 정지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에서 ‘우회전 시 일시멈춤’ 표시가 있지만, 한 승용차가 정지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2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 건널목에 초록불이 들어와 보행자들이 들어섰지만 우회전 차들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한 승용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보행자 사이를 파고들자 유모 씨(54)가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했다. 뒤따르던 차량 5대가 약속이라도 한 듯 줄줄이 건널목을 훑고 지나갔다. 명백한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이지만 운전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유 씨는 “여기서 길을 건너다 택시에 발이 깔릴 뻔한 적도 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우회전 사망 사고, 8년 새 최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를 시행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관련 사망 사고는 오히려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우회전 사고 사망자는 14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닷새마다 2명씩 우회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셈이다. 2018년(139명) 이후 가장 많고, 의무화 전면 시행 전인 2022년(104명)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특히 화물차가 일으킨 우회전 사고의 사망자는 지난해 36명으로 2022년(24명)의 1.5배로 증가했다.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는 2022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확대됐다. 당초 건널목을 지나는 사람이 있을 때만 일시정지하면 됐지만 2022년 7월부터는 ‘사람이 건너려고 하는 때’에도 멈추도록 했다. 이어 2023년 1월부터는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이면 건널목에 사람이 있든 없든 무조건 일시정지하게 했다. 이를 어기고 우회전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는 차량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2022년 전국에서 우회전 사고가 잦은 장소 중 한 곳으로 꼽힌 천호사거리에서는 2일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지킨 차량은 10대 중 2대도 되지 않았다. 일시정지를 알리는 노란 점멸등 3대 중 2대는 고장 난 상태였다. 영등포구청 사거리도 상황이 비슷했다. 멈추지 않고 우회전하던 트럭에 부딪힐 뻔한 이용우 씨(67)는 “(차가) 멈출 거라 생각하고 건너는데 움직이는 차량이 있어 놀란다”고 했다.

● ‘단속 안 하네’ 인식에 자리 못 잡아

전문가들은 사고 증가의 원인으로 보행자와 운전자 간 인식 차이를 꼽았다.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가 도입되면서 보행자는 ‘이제 차들이 멈추겠지’라며 전보다 안심하고 건널목에 진입하는 반면 운전자들은 시행 초기 긴장감을 잃고 다시 과거의 운전 습관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의 기준이 복잡하다”는 불만도 감지되지만, 세부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는 건 운전자의 의무다. 여기에 우회전 규정은 전방 차량 신호나 보행자 유무, 보행 의사 등에 따라 다르므로 무엇보다 ‘일단 멈췄다 출발하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관련 단속이 활발하지 않으니 운전자들이 ‘그냥 가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우회전 사망 사고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2024년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강화된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정확히 아는 운전자는 0.3%에 불과했다.

(중략)

이에 따라 우회전 규정 위반을 폐쇄회로(CC)TV로도 단속해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대형 화물차에는 ‘사각지대 감지 장치’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보행자는 차량이 멈출 거라고 믿고 운전자는 규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탓에 사고로 이어진다”며 “운전자 인식 전환을 위한 계도 활동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제도적, 물리적 보완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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