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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극장가는 개봉 첫 주말 관객 추이를 확인하고 스크린 수를 조정한다. 입소문이 퍼질 물리적 시간을 부여하는 최소한의 관행이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에는 대목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암묵적 규칙을 파기했다. 기대만큼 관객이 모이지 않자 개봉 사흘째부터 스크린을 가차 없이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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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13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자 극장들은 전례를 깨고 상영 시간표를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개봉일에 93만2561석이나 배정했던 '휴민트' 좌석 수를 설 연휴가 시작된 14일 86만1245석으로 줄였다. 반면 '왕과 사는 남자' 좌석 수는 56만1069석에서 91만5098석으로 늘렸다.
배급사 관계자 B씨는 "'왕과 사는 남자'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결정적 배경"이라며 "이른 조정에는 설 대목에 한 자리라도 더 채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극장들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세 배 이상 벌어진 격차는 극장의 냉혹한 셈법이 개입한 결과다. 표면적 승자는 '왕과 사는 남자'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개봉 3주 차에도 흥행세를 이어간다. 극장의 철저한 데이터와 극단적인 효율성 논리는 이 기세를 견인했다. 실시간 현장 반응에 따라 스크린을 기민하게 몰아주며 성수기 수익을 남김없이 흡수했다. 스크린이라는 판을 쥔 극장이 여전히 영화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