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전쟁터의 피 냄새보다 무서운 '파란불'? 자본주의의 민낯
1,885 4
2026.03.01 11:24
1,885 4
지난 2월 28일, 전세계의 이목이 중동으로 쏠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단행되고 이란이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또다시 끔찍한 전쟁의 포성이 울려 퍼진 것이다. 외신을 통해 하늘을 가르는 미사일과 무너진 건물, 피난길에 오른 시민들의 참상이 실시간으로 타전되며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국내 온라인 공간의 풍경은 이질적일 만큼 차가웠다. 주요 주식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게시판, SNS 등에서는 전쟁의 참혹함이나 생명의 존엄에 대한 탄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오직 다가올 '화요일의 공포'였다.


"당장 화요일 장 열리면 코스피는 무조건 폭락이네."
"대체공휴일이 껴있어서 천만다행이다. 내 반도체 주식 반토막 나는 거 아니냐."
"지금이라도 다 던지고 하락장에 베팅해야 할까요?"

수많은 누리꾼들이 쏟아내는 활자 속에서, 지구 반대편에서 스러져가는 누군가의 일상에 대한 공감은 거세되어 있었다. 최근 증시가 과열 양상을 띠며 전 국민이 투자에 뛰어든 상황이라지만, 수많은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전쟁마저 내 주식 계좌의 '대외 악재'로만 소비하는 모습은 섬뜩함마저 자아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자산을 지키고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에 유독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폭격으로 집이 무너지고 어린아이들이 피를 흘리는 비극 앞에서도, 타인의 고통보다 내 증권 앱에 켜질 '파란불(하락)'을 먼저 계산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타인의 피눈물조차 '리스크'라는 건조한 경제 용어로 치환하는 데 익숙해졌다. 숫자가 인류애를 압도하고, 자본의 논리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최소한의 도덕적 감수성마저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 전쟁터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비명보다 증권사 앱에 찍힌 마이너스 수익률에 더 깊이 절망하는 모습은, 돈을 향한 끝없는 질주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뼈아프게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다가오는 화요일, 주식 시장이 열리면 누군가는 손실에 탄식하고 누군가는 하락장에서의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지수는 요동칠 것이고 경제 매체들은 '검은 화요일'을 알리는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도 버튼을 누르며 초조해하는 그 찰나의 순간만이라도, 모니터 앞의 숫자에 가려진 참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악재'라 부르는 그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이 영원히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 계좌의 손실을 걱정하기 이전에, 스러져가는 타인의 생명 앞에 잠시나마 숙연해지는 최소한의 예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06399?sid=104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with 더쿠] 박진영, 김민주 주연 / 두 청춘의 푸르른 첫사랑 이야기🍃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 댓글 기대평 이벤트 239 02.28 64,32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885,85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28,85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78,60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56,38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9,98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5,46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5,39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29,1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6,76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3,2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7094 이슈 평창올림픽 당시 인기 쩔었던 오빠 1 14:16 458
3007093 이슈 미국이 개입해서 성공한 유일한 사례 3 14:15 306
3007092 기사/뉴스 재정권한·군공항·태양광…전남광주통합법 빠진 내용은 14:15 60
3007091 이슈 작년이랑 재작년에 핫게 갔고 상도 받은 방탈출 게임 제작자 근황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2 14:14 505
3007090 유머 꿈이 개그맨이라는 장혜진(김숙 절친) 아들ㅋㅋㅋㅋ 6 14:14 577
3007089 유머 경추베개를 샀더니 효과는 다른 쪽이 보고 있다 2 14:13 813
3007088 이슈 오늘 팬들이랑 운동회 하는 남돌 역조공 14:13 343
3007087 유머 '무슨 버거임?' '햄버거.' 2 14:12 387
3007086 기사/뉴스 [인사] 부영그룹, 이용섭 전 광주시장 신임 회장 선임 6 14:11 731
3007085 유머 숨숨집에 무릎접고 앉아서 밥먹는 루이바오💜🐼 32 14:09 912
3007084 유머 아! 세금 문제 깨끗하게 해결된 100억원이 뭉탱이로 하늘에서 떨어졌으면 좋겠다! 3 14:08 708
3007083 이슈 이것은 한국산 로봇이 확실합니다!!!! 16 14:08 1,720
3007082 이슈 일본 노래로 리메이크된 양파 애송이의 사랑 반응...jpg 6 14:08 1,141
3007081 이슈 @박지훈 900만 감사피드 브금 오리틀걸이래 24 14:08 1,643
3007080 유머 순수하고 신뢰로 가득찬 눈동자 3 14:07 479
3007079 기사/뉴스 장항준 성형·개명까지 단 100만‥‘왕사남’ 900만 돌파 10 14:06 803
3007078 이슈 캐스팅 어떻게 했냐고 수근대는 사람 많은 넷플릭스 신작 9 14:06 2,160
3007077 이슈 20대가 본 가난한 3040 특징 48 14:05 3,508
3007076 유머 이제 이 밈 알면 건강검진 받아야 할 나이임 7 14:05 620
3007075 이슈 '김치', '한복' 중국에게 뺏겨서 개빡친 한국 기업 클라쓰 9 14:04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