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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신입생 받아야 되는데 “학생 이름 못 읽겠네”…日 학교서 무슨 일이 [일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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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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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교에서 신입생을 맞이하는 입학식과 공식 행사에서 교사와 교장이 학생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자로 표기된 이름의 발음이 제각각이어서 후리가나(한자를 읽는 법을 표기하는 방식)가 없으면 정확한 호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논란이 됐던 ‘키라키라 네임’뿐 아니라 최근에는 발음은 평범하지만 한자만으로는 읽기 어려운 이름이 늘어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학생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시코쿠 지역 공익사단법인에서 활동하는 A 씨는 현지 초등학교 교사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전해 들었다. 상장 수여나 졸업식 같은 공식 행사에서 교장이 학생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일이 실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불필요했던 후리가나가 필수인 세상이 됐다.

출석부나 상장에는 이름이 한자로만 표기돼 있고 읽는 법이 함께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즉석에서 정확한 호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A 씨에 따르면 신입생이 많은 4월이나 전학 시즌에는 교사가 출석을 부르다 멈추고 학생에게 직접 읽는 방법을 묻는 장면도 흔하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같은 한자라도 여러 발음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翔(상)’이라는 글자는 ‘쇼’, ‘카케루’, ‘토’, ‘쇼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읽힌다. 여기에 부모가 의미를 고려해 새로운 읽는 법을 정하는 사례까지 더해지면서 교사들이 학생 이름을 외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라키라 네임’ 줄고…자연·전통 담은 이름 인기



과거 일본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외국어 발음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름, 이른바 ‘키라키라 네임’이었다. 당시에는 피카츄, 라이츄, 신데렐라, 라푼젤 등 특이한 이름을 자녀에게 지어주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러나 레이와 시대(2019년 이후)에 들어 극단적으로 독특한 이름은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최근에는 발음은 비교적 평범하지만 한자 표기만으로는 읽기 어려운 이름이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한자를 사용하면서도 읽는 방식에 개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작명 경향이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본 베네세코퍼레이션이 발행하는 육아 잡지에서 약 16만 6000명의 신생아 이름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선호 남아 이름 1위는 ‘碧(아오)’, 여아 이름 1위는 ‘翠(스이)’로 나타났다.


자연을 연상시키는 한자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湊(미나토)’, ‘朝陽(아사히)’, ‘凪(나기)’, ‘蓮(렌)’ 등 한 글자 이름도 다수 포함됐다. 여아 이름 역시 ‘陽葵(히마리)’, ‘凛(린)’, ‘芽依(메이)’ 등 따뜻하고 일본적 정서를 담은 이름이 상위권에 올랐다.

부모들이 이름을 정할 때 가장 중시한 요소는 ‘읽기의 울림’이었고, 이어 ‘한자의 의미’, ‘획수’ 순으로 나타났다. 발음은 부르기 쉽게 하면서도 한자에 의미를 담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적법 개정으로 ‘발음 표시’ 등록 의무화



이 같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26일부터 개정 호적법을 시행해 모든 국민의 이름 읽는 법을 호적에 함께 등록하도록 했다. 그동안 일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한자 표기만 기록되고 공식 발음은 기재되지 않았지만 개정 이후에는 이름의 읽는 방식까지 법적으로 명시된다.

일본 법무성은 행정 디지털화 과정에서 동일 인물 확인 오류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은행 계좌 개설이나 재난 지원금 지급 등에서 한자 이름과 실제 사용 발음이 달라 발생했던 행정 혼선을 예방하려는 목적이다.

출생신고 단계에서도 이름 사용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 법무성 지침에 따르면 한자의 의미와 전혀 관련 없는 읽기나 반대 의미의 발음, 차별적이거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이름 등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음독·훈독 일부를 활용하거나 한자 단어 전체에 새로운 읽기를 부여하는 방식 등은 허용 범위에 포함된다.

이번 법 개정으로 ‘키라키라 네임’에는 사실상 제약이 생겼다. 이름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불편을 겪거나 개명을 신청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해온 점도 입법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개명 상담을 맡아온 한 전문가는 “독특한 이름으로 인해 놀림이나 따돌림을 겪거나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느꼈다는 이유로 개명을 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이름이 화제가 되면서 정작 본인의 능력보다 이름에만 관심이 쏠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아들 이름 ‘악마’로 지을래요…이후 달라진 인식



‘악마짱 명명 소동 사건’을 다룬 당시 프로그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악마짱 명명 소동 사건’을 다룬 당시 프로그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일본에서 이름 논쟁이 본격화된 계기는 이른바 ‘악마(悪魔, 아쿠마)짱 명명 소동 사건’이다. 1993년 도쿄 아키시마시에서 한 부모가 아들의 이름을 ‘악마’로 지어 출생신고를 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시청이 출생 신고를 반려하자 부모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아동의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부모의 작명 권리에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이름 자체의 독특함보다 부모의 작명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이름이 아동의 복지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일본 사회에서는 이름이 개인의 자유 영역이면서도 공공성과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작명 문제가 일본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로 문자 체계의 특수성을 꼽는다. 일본어는 한자와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함께 사용하는 혼합 문자 체계라, 이름에 쓰이는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여러 발음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한글이라는 표음문자를 사용해 글자와 발음이 거의 일치하고 중국 역시 표준 발음 체계가 비교적 엄격하게 적용된다. 일본처럼 한자를 자유롭게 읽도록 허용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을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예의로 여겨지며 명함에 이름의 읽는 법을 함께 표기하거나 읽는 법을 되묻는 경우가 흔하다.

게이오기주쿠대학의 미야타 히로아키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장기 불황 속에서 개인의 차별화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해졌고 이러한 흐름이 독특한 작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94581?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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