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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중계'의 대가…시청률 10분의1, 식어버린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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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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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보다 차가웠던 겨울 축제가 막을 내렸다.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지난 2월 7일 개막해 1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폐회식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종합 13위를 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더 뼈아픈 것은 올림픽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식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번에 확인된 관심 이탈이 일회성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JTBC는 올해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도 보유하고 있다. 이어 2030년 월드컵과 2032년까지 열리는 네 차례의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까지 확보한 상태다. 향후 중계권 재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의 JTBC 단독 중계가 불러온 파장은 컸다. 특히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그쳐, 지상파 3사(KBS·SBS·MBC)가 공동 중계했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합산 약 18%)의 10분의1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번 올림픽 최고 순간 시청률은 지난 2월 16일 김길리 선수가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경기에서 기록된 17.6%였다. 단일 채널로서는 적지 않은 수치이나, 지상파 3사 합산 최고 시청률 46.6%를 기록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위상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볼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이러한 참사는 예견된 결과였다. 본래 올림픽 중계권은 중계권료 상승을 억제하고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상파 3사가 참여하는 '코리아풀(Korea Pool)'을 통해 공동 구매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JTBC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단독 계약을 맺으며 중계권을 독점한 것이다. 이후 JTBC는 지상파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고, 사상 처음으로 종합편성채널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가 현실화됐다.

설 명절 특수까지 겹쳤던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기대보다 낮았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는 늘 옆에 있는 존재라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뤄졌는데 이번엔 그 역할이 끊겼다"며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아도 '9시 뉴스' 하면 KBS를 떠올리는 것처럼 지상파의 상징적 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개최지와의 8시간 시차만으로 관심도 하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차였던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당시 개막식 합산 시청률은 14.0%에 달했다.



단독 중계의 한계는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월 13일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이 기대됐던 최가온 선수의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은 정작 메인 채널인 JTBC에서 볼 수 없었다. JTBC는 최가온 선수의 역사적인 우승 순간 대신 인기 종목인 쇼트트랙 경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JTBC 측은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를 이어갔으며, 시청자 선택권을 고려한 편성"이라고 해명했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줄 창구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지난 2월 15일 컬링 한·일전 중계 중 일본 국기가 광고 화면에 길게 노출되는 등의 미숙한 송출 사고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치권과 체육계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선수들의 투지와 활약에도 과거 국제대회와 비교하면 사회적 열기가 충분히 고조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며 "국제적 행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에 동행했던 대한체육회 김성하 과장은 "올림픽 때 잠깐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며 "이런 기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종목과 선수 모두 알려질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중계권 문제와 더불어 경기 영상의 2차 유통 구조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이번 올림픽은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지난해 네이버와 뉴미디어 독점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경기 하이라이트와 다시보기 영상 등이 네이버 플랫폼(치지직 등)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과거 지상파 3사가 중계권을 공유하던 시절에는 각 방송사가 자사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경기 영상을 경쟁적으로 제공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아카이빙' 기능까지 수행했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지상파의 유튜브 하이라이트 제작이 원천적으로 제한되면서, 시청자들은 특정 플랫폼을 거쳐야만 경기 영상을 볼 수 있었다.

패럴림픽은 '버리는 카드'?

더 큰 문제는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받아야 할 '패럴림픽(Paralympic)'이다. JTBC는 정작 장애인 스포츠의 정수인 패럴림픽 중계권을 구매하지 않았다. 패럴림픽은 원래도 올림픽에 비해 관심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올림픽 자체의 열기가 약했던 영향까지 겹치며 냉각된 분위기 속에서 출발하게 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지상파에서 패럴림픽 관련 언론 노출이 활발했지만, 올림픽 자체의 노출이 줄었고 그 영향이 패럴림픽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결국 올림픽 중계권을 놓쳤던 공영방송 KBS가 패럴림픽 중계를 떠안게 됐다.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에 여론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상에서는 "패럴림픽은 돈 안 된다고 거들떠도 안 본 JTBC의 민낯"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은 뭐하냐, 이런 게 진짜 차별 아니냐" 등 날 선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올림픽은 IOC가, 패럴림픽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대회를 주관하지만 동일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만큼 조직위원회는 동일하다. KBS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함께 중계하면 조직위원회와의 소통이 훨씬 원활하고 시설과 서비스 청약 부분에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번 JTBC의 단독 중계로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50대 언론학회장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 차원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율해 시청권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지상파 문화에 익숙한 국민들이 이번 대회에서 큰 결핍을 느꼈을 것"이라며 "지상파와 중계권을 공유하는 구조로 돌아가면 다음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다시금 국민적 관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오는 6월 북중미 월드컵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사상 최초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돼 동시간대 중계 수요가 폭증할 전망이다. 단독 중계 체제에서는 동시간대 벌어지는 수많은 빅매치를 모두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월드컵 중계권도 JTBC가 단독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지상파 3사와 공동중계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은 자국 경기 외에도 세계 강팀들의 경기를 함께 즐기는 재미가 크다. 일부 경기가 TV 중계에서 배제되거나 접근성이 낮아질 경우 '보편적 시청권'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월드컵 열성 팬인 최모(26)씨는 "올림픽은 아쉬운 수준이었지만 월드컵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시청자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손흥민을 비롯한 호날두와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런 레전드들의 경기를 중계 문제로 놓치게 된다면 정말 화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림 기자 kim.hyor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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