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자, 중국 개인 투자자들까지 ‘바이(Buy) 코리아’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상장된 ‘중한 반도체 ETF’에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실제 자산가치(NAV)보다 10~20% 비싸게 거래되는 이례적 현상까지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한 반도체 ETF’는 최근 급등 흐름 속에 하루 거래대금이 86억 위안(약 2조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지난해 초 1위안대에 머물던 가격은 1년여 만에 4위안대를 돌파하며 세 배 이상 뛰었다. 올 들어서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최근 20~30거래일 연속 순매수 자금이 유입되는 등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캡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프리미엄’이다. 이 ETF는 장중 한때 실제 보유 주식 가치보다 20%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프리미엄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수에 나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상품이 중국 본토 투자자가 위안화로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접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모 ETF이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전자(16.31%)와 SK하이닉스(15.45%)를 비롯해 리노공업, DB하이텍 등 한국 반도체 기업과 SMIC, 캄브리콘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이 함께 담겨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만 30%를 웃돈다.
중국은 자본 유출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어 개인이 해외에서 계좌를 개설하지 않는 이상 해외 주식 직접 투자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 반도체 투자 수요가 해당 ETF로 집중되는 구조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증시 열풍이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한국 투자 상품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에도 최근 한 달간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국 내 수천 개 주식형 ETF 가운데 상위권 자금 유입 순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자금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월가 대형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에서도 한국 비중 확대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 운용사는 중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 ETF를 신규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밸류에이션 매력, 원화 자산 재평가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중한 반도체 ETF는 최근 몇 달간 높은 괴리율로 투자 유의 종목에 자주 지정됐고, 장 초반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사례도 반복됐다. 시장에서는 “한국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상품을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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