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어차피 징계 안 받으니까’ 롯데, 앞으로 마음껏 사고 쳐라 [SS이슈]
2,215 25
2026.02.27 19:10
2,215 25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앞으로 마음 놓고 ‘사고’ 쳐라. 어차피 징계는 안 받으니까.

징계는 책임을 명확히 가리는 행위다.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그에 상당한 벌을 내림으로써 기강을 잡고 재발을 막는 것이 본질이다. 그러나 롯데가 내놓은 이번 ‘대만 원정 도박’ 자체 징계안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사고 친 선수는 내버려 두고, 프런트만 철퇴를 맞았다. 황당 그 자체다.

롯데는 27일 “대표이사와 단장에게 중징계 조처를 내리고,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작 도박장에 출입해 물의를 빚은 ‘도박 4인방’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에 대해서는 KBO가 내린 출장 정지 처분(30~50경기) 외에 구단 차원의 추가 징계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선수단 교육을 철저히 했음에도 발생한 개인의 일탈이라 했다. 그 책임은 정작 교육을 한 프런트가 짊어지는 모순이다. 징계가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 아닌, 책임을 둘러싸고 흐리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도박은 선수가 했는데, 왜 벌은 엉뚱한 이들이 대신 받을까.

롯데 박준혁 단장은 “선수단 교육을 많이 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프런트도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책임 법리의 과도한 확장이다. 성인인 프로 선수가 새벽 시간에 자발적으로 외부로 나가 저지른 행위까지 프런트가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이 된다면, 사실상 모든 선수를 24시간 감시하라는 뜻과 다를 바 없다.

이어 “감정적인 징계는 배제하려고 했다. 당시 사고만 보려고 했다”고 했다. 선수의 잘못된 그릇에 감정을 얘기할 것이 어딨으며, ‘도박’ 두 글자에 ‘잘못’이 아닌 다른 것으로 판단할 게 있나.

과거 사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롯데다. CCTV를 달아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를 주체적인 성인으로 보지 않는 것인가. ‘촉법 소년’ 취급한 모양새다. 향후 선수단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고는 내가 쳐도 징계는 윗분들이 받는다”는 안일한 인식이 심어질까 우려스럽다.

더욱 황당한 것은 징계의 실효성조차 확인할 길 없다는 점이다. 롯데 관계자는 징계 수위를 묻는 스포츠서울의 질문에 “징계위원회 자체가 비밀 유지 원칙이라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사장과 단장이 어떤 ‘중징계’를 받았는지, 담당 매니저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

8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아픔 속에서도 묵묵히 응원해 온 팬들이 진정 바란 것은 ‘대리 징계’라는 촌극이 아니다. 잘못을 저지른 선수들의 진정성 있는 자숙과 이를 바로잡는 구단의 서슬 퍼런 기강이다.

또 이번 비시즌 동안 외부 영입이 없었던 롯데다. ‘이 네 선수마저 빠지게 된다면, 가을야구는 정말 불가능하기에’ 이런 징계를 내린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러지 않고서야, 선수 징계 ‘패스’를 택할 수 있었을까.

나쁜 선례로 남을 수밖에 없다. 행위와 책임이 분리된 조직에서 건강한 규율이 바로 설 리 만무하다. 사고를 쳐도 혼나지 않는다. ‘마음 놓고 사고 쳐라’라는 메시지 말고 무엇을 전할 수 있나. 롯데의 ‘선수 보호’가 오히려 선수들의 ‘책임감’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68/0001220496

목록 스크랩 (0)
댓글 2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with 더쿠] 박진영, 김민주 주연 / 두 청춘의 푸르른 첫사랑 이야기🍃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 댓글 기대평 이벤트 102 00:05 5,16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864,07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781,37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52,53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17,50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9,98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3,08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1,03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27,70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6,76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1,7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5326 이슈 일부 사람들 음원차트 외면했던 시기 15 06:19 1,449
3005325 이슈 진상이 아니세요 이정도면 2 06:12 639
3005324 유머 엄마랑 통화하는데 통곡하는 강아지 1 06:07 864
3005323 유머 똥싸는 강아지 때문에 길이 막힌 상황 14 05:34 2,005
3005322 이슈 집에 돈 많고 강남 사는 동기들한테서 제일 부러웠던건.. 그들이 인스타에 명품구매 호텔투숙 자랑하고, 한 달에 200씩 용돈 받는게 아니었음 12 05:13 4,731
3005321 이슈 오타쿠들한테 '공모전 수상한 단편만화 한 편 본 것 같다'고 난리났던 동인지...jpg 13 05:12 1,602
3005320 유머 CG인줄 알았는데 CG가 아니었던 사진 9 05:07 2,596
3005319 유머 뎡배에서 줍줍한 합짤들로 만들어 본 원덬의 가내수공업 상플.gif season3 5 05:05 707
3005318 유머 ?? 영국에는 타워브릿지가 있고 미국에는 골든게이트브릿지가 있다면 한국에는 05:05 1,158
3005317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65편 1 04:44 237
3005316 이슈 어딜가든 시선강탈하는 이레즈미 강아지옷 14 04:38 2,563
3005315 이슈 넷플릭스 워너 브라더스 인수 철회 4 04:32 1,531
3005314 유머 전재준 화법을 구사하는 대구시민들 52 04:20 4,100
3005313 유머 영상미 미친 슬라임 가게 17 04:00 1,735
3005312 유머 오타쿠, 찐따 이런 말이 있음에 감사하도록 해 13 03:54 1,915
3005311 유머 포켓몬 10세대 스타팅 보고 덕후들이 논쟁하는것 21 03:49 1,185
3005310 유머 현생의 재능=전생에 한 공부래.jpg 39 03:33 2,944
3005309 기사/뉴스 유명 예능 PD, 후배 강제추행 아니라더니···CCTV 증거 확보에 재판 行 24 03:33 4,393
3005308 유머 포토샵 공부 1일차로 부다패스트 만들어봄 5 03:30 2,630
3005307 팁/유용/추천 원덬 난리난 노래 24...jpg 2 03:29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