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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난민 인정률 ‘1%’ 한국… 재신청 조건 강화 ‘바늘구멍’ 더 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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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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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30대 A씨는 여성이란 이유로 일상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말을 듣지 않는다며 방에 감금돼 학교 시험을 못 치르는가 하면 오빠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했다가 폭행 당하기도 했다. 마땅히 호소할 곳은 없었다. 오빠의 폭행에 코뼈가 부러진 A씨에게 돌아온 말은 “다음엔 오빠들이 너를 죽일 수도 있다. 나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똑바로 행동하라”는 어머니의 폭언이었다. 가정폭력이 발생해도 경찰이 개입하지 않는 게 이라크 내 사회적 분위기였다.

2017년 한국에서 1년간 유학생활을 한 A씨는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족들의 폭력과 위협은 더 심해졌고, 부친에게 상속받은 재산은 오빠들의 강요로 소유권을 뺏겼다. 가족들은 원치 않는 결혼을 강요했다. 이라크 내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2021년 2월 한국을 탈출구로 선택했다.

그로부터 약 5년 뒤인 지난해 12월 19일 A씨는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앞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A씨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후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신세아 판사는 “(이라크에는) 여성이 남성 가족 구성원에게 복종하지 않는 경우 여성에 대한 폭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문화적 규범이 존재한다”며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구조는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의 사건은 정부 측이 항소하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A씨는 27일 국민일보에 “1심 법원이 제 이야기를 경청하고 겪은 일의 심각성을 인정했다는 점에 감동받았다”며 “5년 넘게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향적 판단에도 ‘1% 바늘구멍’


A씨 사례처럼 법원은 최근 난민소송에 있어 전향적인 판단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정폭력과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방관을 이유로 난민 인정을 신청한 우간다 여성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난민 자격을 인정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공익 사건으로 A씨를 대리한 강예은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사적 폭력’이 난민 신청의 계기가 됐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피해자 사정을 자세히 듣고 해당 사회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판결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1%의 가능성을 뚫은 극히 드문 사례다. 지난해 한국에 접수된 난민 신청 건수는 1만4626건이었지만 난민 인정 건수는 135명에 그쳤다. 난민 인정률은 약 1%로, 같은 해 캐나다(인정률 46%), 독일(49%)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인 30%대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소송을 통한 구제도 여의치 않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심 법원이 처리한 난민소송 사건은 2635건이었는데, 이 중 원고가 승리한 사건은 39건(승소율 1.4%)에 그쳤다.



정부는 재신청 조건 강화 추진


이런 가운데 정부는 그동안 거의 제한이 없었던 난민 재신청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난민 불인정 결정·판결을 받은 신청자의 재신청을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제한’하는 내용의 난민법 개정안을 올 상반기 내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체 신청 건수의 약 10%(1595건)를 차지하고 있는 재신청으로 인해 난민심사 적체가 심화된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는 무한정 재신청을 반복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두 번째 신청부터는 적격 심사 제도 등을 활용하는 외국 사례 를 참고해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2020년 1만4984명이었던 난민심사 대기 인원은 2024년 2만7706명으로 늘어났다. 또 현행 90명 수준인 난민 심사인력(본부 인원 포함)에 75명을 추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을 탈출구로 삼은 난민 신청자들에겐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난민 인정 가능성이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출입국 당국이 1차 심사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는데 재심사 기회까지 뺏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A씨 역시 난민 인정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사정을 제대로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강 변호사는 “A씨는 1년간 한국 유학생활 후 이라크로 돌아갔다가 최종적으로 한국 난민 신청을 결심한 경우인데, 난민심사 당시 이런 사정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귀국 이력만을 문제 삼아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1차부터 충분한 심사 보장해야”


난민 신청자를 지원하는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지나치게 인색한 1차 난민 신청 심사 충실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대표 이일 변호사는 “충분한 심사를 보장받는다면 난민으로 인정될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전 이민정책학회장은 “별다른 사유가 없음에도 재신청 제도를 활용해 2~3년 계속해 한국 체류 자격을 얻는 악용 사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신청자 수가 많은 근본 원인은 난민 인정의 폭이 지나치게 좁다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의 모든 난민 신청자의 신청이 거절되는 지금의 현실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인 한국의 위상과 책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난민심판원 등 전문 심사기구를 마련해 억울한 거절 사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834346?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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