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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원시림은 왜 사라졌나…왕실서 보호한 ‘금강송 수탈’ 30년

무명의 더쿠 | 02-27 | 조회 수 1319
일제가 연구·실습을 빙자해 한국 백두대간의 원시림을 대량 벌목했다는 일제 스스로의 기록이 발굴됐다. 이 보고서는 왜 한국에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이 없는지, 뉴라이트(친일 우파)의 ‘식민지 근대화론’이 왜 허구인지를 잘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27일 녹색연합은 도쿄제국대학(이하 도쿄제대) 농학부 부속 연습림(연구·실습용 숲)에서 펴낸 ‘조선 강원도 연습림 적송’이라는 보고서를 발굴해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1931년 3월 도쿄제대에서 펴낸 것으로 지도와 사진 4장, 글을 포함해 모두 16쪽으로 이뤄져 있다. 작성 책임자(인쇄인)는 미야자키 겐조 도쿄제대 농학부 교수다. 이 책을 입수한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일본 교원 노조의 도움을 받아 도쿄대의 간행물 관리 기관에서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가 다룬 강원도 연습림은 백두대간 금강산과 설악산 중간 지대인 고성군 수동면 사천리 오소동·고진동 일대이며, 동해안으로 흐르는 남강 주변이다. 현재는 민간인 통제선 북쪽 지역과 비무장지대 일대이며, 백두대간 보호구역과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천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먼저 이 보고서는 이 일대에서 벌목한 나무가 적송, 곧 금강소나무이며, 조선 때 왕실에서 보호한 ‘황장목’(누런 창자 나무)이라고 설명했다. 나무속이 누런 색을 띤다고 붙은 이름이다. 황장목은 한국의 대표적인 소나무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황장목이 자라는 곳이 바로 고성군 수동면 일대였다. 조선 왕실에서 쓸 나무를 확보하기 위해 특별히 보호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1910년 한-일 병합 이후 도쿄제대가 1912년 연습림으로 승인받았고, 1913년부터 사무소를 설치해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했다. 이 연습림의 넓이는 3만1176헥타르(311.76㎢)로 서울 면적(605㎢)의 절반을 넘는다.

이 보고서는 이 연습림의 황장목 축적량이 약 160만석(石)이며, 1930년 기준 벌목량은 약 4만석이라고 기록했다. 4만석은 대경목(지름 30㎝ 이상) 기준으로 2만2천본(本)가량 된다. 해마다 대경목을 2만본 이상 베어낸 것이다. 이 보고서는 “적송재 중 재질과 형태가 가장 우량한 강원도 동해안 지방산은 대부분 내지(일본 본토)의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로 직접 이송한다”고 밝혔다. 조선에선 고성군 남강 하구의 장전항과 원산항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벌목량은 전시 동원 체제가 시작된 1937년 이후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는 1913~1945년 사이 30년 넘게 이 일대의 나무를 이렇게 베어낸 것으로 보인다.


서 전문위원은 “이 보고서는 한반도에서 원시림이 사라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오래되고 울창한 숲이 일제의 군사·산업 목적으로 마구 베어졌다. 특히 강원도 고성부터 경북 울진·봉화에 이르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에 있던 지름 2m, 높이 30m 이상의 대형 황장목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일제는 이곳 외에 경북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대에서도 1930~1940년대에 대형 황장목을 대량으로 베어냈다. 풍곡리 일대엔 일제가 목재 수송을 위해 설치한 궤도와 노반이 남아있다.

이 보고서가 보여주는 또다른 측면은 일제가 어떻게 조선에서의 수탈을 미화했는가 하는 점이다. 서 전문위원은 “당시 최고 대학이었던 도쿄제대 농학부의 연습림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놓고 실제로는 대량 벌목을 했다. 뉴라이트(친일 우파)가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서 전문위원은 “100년 전 일제가 마구 훼손했던 이 일대를 앞으로는 잘 보호·관리해서 과거의 원시림 생태계를 복원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93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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