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지금 개발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퍼지고 있는 공포다.
잠깐!!, GitHub가 뭔지부터 짚고 가자.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신이 만든 코드를 올려두는 곳이다. 마치 개발자들의 구글 드라이브 같은 곳이다.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개발자가 쓰고 있고, 우리가 매일 쓰는 앱과 서비스들이 전부 여기서 관리된다.
그 GitHub에서 얼마 전, 조용히 기능 하나를 추가했다. PR을 아예 꺼버릴 수 있는 옵션이다.
PR이 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한다.
PR은 15년간 개발자들의 양심이었다. 개발자가 코드를 새로 만들면, 바로 올리지 않는다. 먼저 팀원한테 보여주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할게. 봐줄 수 있어?" 이게 PR, 즉 Pull Request다.
단순히 코드에 오타 없는지 검사하는 게 아니다. "이 코드가 왜 이렇게 생겼는지, 나는 설명할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팀원이 OK를 누르는 순간, 그건 단순 승인 버튼이 아니었다. "이 코드의 책임, 이제 우리 팀 전체가 함께 집니다"라는 사회적 계약이었다. 15년간 그랬다.
그런데 GitHub가 그걸 꺼도 된다고 공식 인정한 거다.
왜 이렇게 됐을까.
예전엔 PR 하나 만드는 데 며칠이 걸렸다. 코드 짜고, 테스트하고, 설명 문서 쓰고. 그러니 검토자도 하나씩 천천히 볼 수 있었다.
근데 AI가 등장했다. 코드 짜는 데 10분. 문서 쓰는 데 3분. 테스트 만드는 데 5분. PR 양이 하루아침에 10배가 됐다. 근데 검토하는 사람은 그대로다. 사람의 시간과 집중력은 AI처럼 늘어나지 않으니까. 결과는 뻔하다. 제대로 못 보고 그냥 통과.
근데 더 무서운 게 있다.
AI가 만든 코드는 돌아간다. 테스트도 통과한다. 문서도 그럴듯하다. 겉으로 보면 완벽하다. 근데 아무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설명 못 한다.
AI는 모르는 걸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지 않는다. 그냥 그럴듯하게 빈칸을 채워버린다. 숨겨진 가정, 확인 안 된 조건들이 코드 안에 조용히 묻혀버린다.
그리고 6개월 뒤, 문제가 터진다. 코드 보는 사람은 "이게 왜 이렇게 됐지..." 하면서 추측하기 시작한다. 고치다가 더 망가진다. 망가진 걸 고치다가 또 다른 게 터진다. 작동하는 코드가 아니라, 아무도 이해 못 하는 코드가 쌓이는 것. 이게 진짜 재앙이다.
이게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OpenClaw 얘기다.
한 개발자가 혼자 만든 개인 프로젝트였다. AI 에이전트를 메신저로 제어하는 도구였다. 근데 너무 빠르게 유명해졌다. 기여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악성 코드를 몰래 심으려는 시도도 생겼다. 혼자서 다 검토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결국 만든 사람은 OpenAI로 이직했다.
한 기사가 이걸 이렇게 표현했다. "개인 신뢰 모델로 설계된 게이트가 글로벌 규모를 버티지 못한 것." 뛰어난 개발자가 능력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니다. 속도와 규모가 인간의 검토 능력을 초과해버린 거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속도가 된 거다.
나도 비개발자다.
코딩을 배운 적이 없다. 근데 지금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AI가 코드를 짜준다. 나는 방향을 잡고, 판단을 하고, 기록을 남긴다.
매번 코드가 바뀔 때마다 "왜 이렇게 바꿨는지"를 적어둔다. 귀찮아 보이지만, 이게 없으면 나중에 뭔가 터졌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돌아가니까 OK"가 아니라 "왜 이렇게 됐는지 나는 설명할 수 있다." 이게 AI 시대에 에이전트를 다루는 사람한테 필요한 유일한 질문이라는 걸 알게됐다.
빠르게 만드는 건 이제 AI가 다 해준다.
근데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사람 몫이다. 설명할 수 없는 코드는 자산이 아니다.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속도가 아니다. 이해하고, 설명하고, 책임지는 것. 그게 사람이 AI한테 대체되지 않는 마지막 자리다.
그리고 그건 개발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모든 일에 해당하는 얘기다.
https://x.com/i/status/2026857630141133307
인용 중 원덬이 공감한 인용
내가 짠 코드를 설명하지 못하면 내거가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