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번호 90번, 점심은 포기… 개미 총출동에 증권사 '북새통'
삼성전자 사러 적금 깨 증권사 찾는 투자자들
레버리지 교육 이수자 16.7만 명… 19배 늘어
빚투 수요 늘자 보험사·카드사 대출도 증가세
"상담 창구가 모자라 복도 의자에 앉아 설명할 정도예요."
코스피가 6,100선을 돌파한 25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증권사 영업점. 내부는 대기표를 손에 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25년 경력이라는 영업점 차장 이모(49)씨는 "삼성전자가 15만 원을 찍은 직후부터 고객들이 급격히 몰리기 시작해 최근엔 대기 번호가 90번대에 이를 정도"라며 "오늘은 점심도 못 먹고 상담했는데, 주식 시세 볼 시간조차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점을 찾는 건 주가 급등 소식에 지금이라도 투자를 시작해 보려는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 차장은 "70대부터 90대까지 고령 고객이 '삼성전자 좀 사 달라'면서 쌈짓돈을 들고 찾아온다"며 "은행 적금을 해약해 10억 원을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코스피 상승세에 그야말로 '주식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사상 최고치인 1억180만3,688개를 기록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107조9,032억 원으로 불어났다. 투자 열기가 정점을 향하면서 증시로 자금이 몰려드는 모습이다.
레버리지와 같은 공격적 투자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불장에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불안감인 포모(FOMO) 심리가 작용하면서다. 직장인 손모(29)씨는 "최근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을 보면 하루 30~40%대 수익이 우스운 수준"이라며 "현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위주로 하고 있는데, 주변을 보면 과연 현명한 방법일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10%만이라도 레버리지 비중을 확보해 불장에 올라타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레버리지 ETF 관련 교육 신규 이수자는 16만7,000명이었다. 1년 전(8,600명)보다 19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26일엔 신청자가 몰리면서 교육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국내 ETF 상품 중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불과하지만, 거래량은 전체 ETF 거래에서 약 20%를 차지한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서학개미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개별 기업 주가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향후 투자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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