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타워크레인이 멈춰 섰다. 하지만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은 새벽부터 출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발표한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작년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6.1%(12만5000명) 줄었다. 일자리를 잃은 전국의 건설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든 것이다. 면적이 축구장 400개 크기(289만㎡) 정도인 평택캠퍼스로 매일 출근하는 건설 노동자는 2만여 명. 올 중반에는 출근 노동자 규모가 3만명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요즘 전국의 아파트·주택 건설 현장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평택 건설 현장에선 외국인 노동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반도체 공장은 첨단 기술을 다루는 국가 기간 산업 시설이다.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공장 건설 노동자로도 외국 국적은 고용하지 않는다. 15년간 수입차 딜러로 일했다는 이경찬(50)씨는 요즘 P4 공장에서 고온·고열을 견디는 벽체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이씨는 “건설 현장에선 사람에게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기 어렵고 첨단 기간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곳 임금은 철저히 ‘공수(工數)’로 계산된다고 한다. 공수는 공사장 노동 시간 단위를 말하는데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땀 흘린 만큼 벌어가는 구조다. 다만 기술 숙련도와 작업 종류에 따라 단가는 천차만별이다. 도면을 보는 숙련공(기공)은 하루 18만~25만원을 받는다. 초보 보조 인력 일당은 13만~15만원 정도다. 밥값 명목으로 추가로 2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일당으로만 보면 조선소나 다른 공사장보다 낮지만, 오후 5시 이후 2시간을 더 일하는 연장 근무(1.5공수·10시간)나 야간 근무(2공수·16시간)를 할 수 있어 월수입은 훨씬 많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