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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최애의 나라'서 춤추고 꾸민다... 요즘 K팝 팬이 한국을 즐기는 법[K관광 2000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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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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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16145?sid=103

 

<2>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어라
온몸으로 음악 즐기는 '잘파' K팝 팬들
한국 찾아 안무·노래 배우고 메이크업
"K콘텐츠 계기로 한국 여행 관심" 42%
기획사도 K팝 경험 확장 프로그램 관심

22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K팝 댄스 수업이 끝난 후 강사와 수강생들이 춤 동작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최주연 기자

22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K팝 댄스 수업이 끝난 후 강사와 수강생들이 춤 동작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최주연 기자

“엉덩이가 밖으로 빠지면서 명치가 아래로 가야 합니다. 이 동작에서는 약간 점프하면서 해요. 뜻대로 잘 안될 수도 있지만요.”

22일 서울 성동구의 원밀리언 스튜디오에선 걸그룹 캣츠아이의 ‘게임보이’의 뭄바톤 리듬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20여 명의 외국인이 K팝 전문 안무가에게 춤을 배우고 있었다. K팝 안무 초급반 입문에 앞서 기본 안무를 배우는 수업으로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젊은이들이 격한 동작에 가쁜 숨을 내쉬며 자신만의 춤을 조금씩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수강료는 1회 3만 원. 네덜란드에서 한국어와 K팝 댄스를 배우기 위해 왔다는 마이크(24)는 수업을 마친 뒤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는데 네덜란드에선 비용이 너무 비싸 한국에 오게 됐다”면서 “실제로 해보니 무척 어렵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20대 여성 레이첼은 “독일에서도 대학교 동아리에서 힙합 음악을 배워 추곤 했는데 K팝에 흥미가 생겨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친구와 함께 왔다”고 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강사 조수연씨는 “초보자를 위한 수업이어서 취미로 오는 분들이 많은데 전체 수강생 중 외국인이 70% 정도쯤 된다”며 “K팝 댄스를 배우며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키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K팝 스타처럼 춤추고 노래하며 메이크업



한국만의 문화와 일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욕구가 외국인의 한국 관광을 양과 질 모두에서 도약시키고 있는 가운데, K팝은 이러한 'K관광 뉴웨이브(새물결)'를 선도하는 원동력이라 할 만하다. 해외에서 온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와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 이후 출생) K팝 팬들은 이전 세대와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다르다. 단순히 K팝을 듣고 보며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음악 속으로 뛰어들어 온몸으로 체험하길 원한다. 콘서트를 관람하거나 기획상품(MD)을 구매하는 것은 기본. 좋아하는 K팝 가수의 춤을 전문 안무가에게 배우고, 녹음 스튜디오에서 좋아하는 곡을 직접 부르며, ‘최애’ 멤버의 메이크업을 따라하는 등 오감으로 K팝을 느끼려 한다.

이 같은 변화는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여행 플랫폼 클룩의 외국인 대상 국내 문화 체험 상품 트래픽(접속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1.4% 늘었다. 클룩 관계자는 “K팝 댄스 클래스, SBS 음악방송 투어, DMZ 드라마 촬영지 투어, K드라마 스타일 프러포즈 패키지 등 K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며 “명동, 경복궁 등 기존 명소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 체험형 상품으로 트렌드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연시에 열리는 K팝 시상식 관련 수요가 늘면서 이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도 이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K팝 시상식은 10대, 20대 여성 팬들로 북적거렸는데 상당수가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관객이었다. 호주에서 온 20대 여성 알라나와 파예는 “보이그룹 피원하모니, 엔하이픈, 보이넥스트도어 등을 보기 위해 여행 플랫폼에서 티켓 패키지를 구입했고 9일 일정으로 여행 중”이라면서 “K팝 그룹의 콘서트나 팬미팅에는 가본 적이 있지만 시상식은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K팝 시상식을 관람하기 위해 호주에서 온 알라나(왼쪽)와 파예. 피원하모니와 방탄소년단, 세븐틴, 엔하이픈 등을 좋아한다는 이들은 이틀 뒤 부산으로 내려가 세븐틴의 듀오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K팝 시상식을 관람하기 위해 호주에서 온 알라나(왼쪽)와 파예. 피원하모니와 방탄소년단, 세븐틴, 엔하이픈 등을 좋아한다는 이들은 이틀 뒤 부산으로 내려가 세븐틴의 듀오 유닛 에스쿱스X민규의 콘서트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준형 기자

국내 K팝 팬들의 필수 코스인 TV 가요 프로그램 방청은 해외 팬들, 특히 단기 여행객에게는 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방청에 나서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관련 정보를 얻기 쉬워졌고 일부 프로그램은 투어 상품으로 방청할 수 있어서다.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케이블 채널 엠넷의 ‘엠카운트다운’ 생방송을 기다리던 중국 여성 야오(23)는 “걸그룹 메이딘이 컴백 일정에 맞춰 방송에 출연할 거라 예상하고 여행 일정을 정한 뒤 엠넷플러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청했는데 당첨됐다”며 “이번 여행에선 한국 뮤지컬 ‘데스노트’와 ‘렌트’도 관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팝을 직접 불러보는 체험도 인기 관광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노래방을 방문하거나 전직 K팝 가수나 보컬 트레이너에게 지도를 받아 녹음까지 해보는 스튜디오 체험 상품을 이용하는 식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최근 2개년(2024년 1월~2025년 6월) 신용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노래방 소비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4.8%가 늘었다. 노래방 업체들도 발 빠르게 외국곡을 늘리고 리모컨과 기기 메뉴의 영문화 작업을 서두르며 대응에 나섰다. 개관 2년여 만인 지난해 초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한 K콘텐츠 복합문화공간 하이커그라운드에서도 노래방 체험존이 특히 인기 있다고 한다.
 

 

K컬처로, 가족여행으로 확장되는 K팝 관광

대만 관광객 유미(26)가 10일 서울 중구 코코리아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대만 관광객 유미(26)가 10일 서울 중구 코코리아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K팝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K뷰티로 이어진다. 아이돌 가수처럼 외모를 꾸미면서 잠시나마 평소 동경하던 K팝 스타가 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서울 명동의 한 메이크업 전문점에도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K팝 가수의 공연이 많지 않은 겨울은 비수기임에도 하루에 20명 이상이 방문한다”면서 “인기 그룹의 콘서트나 팬미팅이 있을 때 급증하는데 지난해 여름 블랙핑크 콘서트 때는 매장 앞에 줄을 설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연예인 가운데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요청하는 외국인 손님이 많다”면서 “어떤 스태프는 하루 종일 장원영 메이크업만 했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작품 속에 묘사된 한국인의 일상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려는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소수 한류 마니아에서 일반 대중까지 넓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히트는 여기에 불을 붙였다.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지난해 외국인 방한객을 분석한 ‘2025 인바운드 관광 트렌드’에서 “단순 방한을 넘어 한국인의 삶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K다이브’ 양상이 뚜렷해졌다”면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을 계기로 대중목욕탕, 한식 등 한국의 일상 경험형 상품 예약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한국 여행 그룹에서 만난 미국인 여성 시엔은 “한국 여행을 계획 중인데 드라마에서처럼 한강에서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서 한강으로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는지 물었다.

K팝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콘텐츠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매료시키며 K콘텐츠에 관심이 크지 않은 부모 세대까지 한국으로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한국 여행 그룹에서 만난 50대 영국인 남성 마크 스미스는 “올해 21세가 되는 K팝 팬인 딸이 더 나이 들기 전에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다음 달 서울 나흘, 부산 나흘 일정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콘서트 티켓은 별 따기…"공연 인프라 확충해야"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몬스타엑스의 월드 투어 '더 엑스 : 넥서스'를 가득 메운 국내외 팬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몬스타엑스의 월드 투어 '더 엑스 : 넥서스'를 가득 메운 국내외 팬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과 방송 콘텐츠는 외국인의 한국 방문 욕구를 일으키는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국내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이 1% 증가할 때 외국인 관광객이 0.176% 증가하고, K팝 음반 수출액이 1% 늘어날 때 외국인 관광객이 0.074% 늘었다는 통계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 방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K콘텐츠라고 답한 외국인의 비율은 2023년 32.1%에서 지난해 1분기 41.8%로 늘었다.



(중략)
 

 


해외 K팝 팬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크게 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 확충은 더딘 편이다. 특히 중대형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해 K팝 그룹들은 국내 공연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K팝 가수의 공연을 한국에서 직접 보기 위해 여행을 고려하는 해외 팬들은 콘서트 티켓을 구할 수 없어 한국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번 취재를 위해 만난 수십 명의 외국인 K팝 팬 가운데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콘서트 티켓 구매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되는 불법 암표를 꼬집어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필리핀 남성 조셉(34)은 “이번에 관람한 시상식은 예매사이트에서 정가에 구했지만 인기 그룹의 콘서트나 팬미팅에는 암표가 너무 많다”고 불만을 터트렸고, 온라인 구매 대행업체를 이용해 시상식을 관람했다는 중국 여성 지이(17)는 “정가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을 지불했는데 이렇게 비정상적인 티켓 가격이 K팝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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