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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관문이던 1.0 시대, 환적허브 도약한 2.0 넘어- 북극항로 선점 미래 열려
2026년 2월, 부산 영도 앞바다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지만, 부산항 신항으로 향하는 선박의 행렬은 끝이 없다. 과거 태평양만 바라보던 부산항의 ‘좁은 시야’가 이제 북방을 향해 확 트이게 됐다. 기후 위기가 가져온 역설, 즉 북극해 빙벽의 해빙이 인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물류 혁명을 부산 앞바다로 불러들이고 있다.

23일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인 부산항 신항 7부두에서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부산항만공사 제공
지금 부산은 베링해와 북극해를 거쳐 로테르담에 이르는 ‘북극항로(루트 3.0)’ 바닷길을 완성해 가고 있다. 단순 수출입 관문이었던 1.0 시대와 환적 허브로 도약했던 2.0 시대를 넘어, 3.0 시대를 맞이한 부산은 이제 ‘북극해 물류의 글로벌 관제탑’을 지향한다. 해양수산부가 부산 시대를 연 이유도 명확하다. 정책 수요자인 선사 조선소 물류기업 등 해양 산업의 심장이 모두 이곳에 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예정된 ‘부산~로테르담 상업용 시범 운항’도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선다. 러시아와의 북극항로(NSR) 통과 협상, 영하 50도의 극한을 견디는 내빙 선박의 안전기준 정립, 북극해 전용 보험상품 개발까지 총망라된 ‘국가 총력전’의 결실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부산~로테르담 경로는 기존 2만1000㎞에서 1만 3000㎞로 약 37% 단축된다. 운항 일수 또한 40일에서 10일 이상 줄어든다. 강화되는 국제 탄소 규제 속에서 선박당 연료 배출량 감소는 이제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부산은 이 황금 노선의 동북아 거점이다. 일본 요코하마나 중국 상하이보다 북극해 진입 경로상 지리적 유연성이 뛰어나고, 사계절 운용이 가능한 부동항이라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15세기 대항해 시대가 유럽의 운명을 바꿨듯, 21세기 북극 대항해 시대는 부산의 위상을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나아가 부산은 북극항로를 타고 동북아시아의 ‘블루푸드(수산물) 수출 허브’로의 도약을 꿈꾼다. 그동안 부산은 수산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블루푸드테크를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왔다. 북극항로의 물류 혁신이 결합한다면, 부산의 수산물이 최상의 신선도로 유럽인의 식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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