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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준익·이병헌도 뛰어 들었다…뭉칫돈 몰리는 '신흥 대세' 정체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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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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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짧다. 가로 화면, 1시간 분량이라는 이전 문법에서 벗어나 세로 화면에 평균 러닝타임 1분 30초 숏폼 드라마가 기존의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B급 정서의 서브컬처나 틈새시장 정도로 평가받던 숏폼이 이제는 막대한 자본이 몰리는 주류 산업이자 '신흥 대세'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화면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도파민을 자극하는 강렬한 서사가 모바일 시청 환경에 익숙한 대중의 소비 패턴과 맞아떨어진 결과다.

국내 벤처캐피털 카카오벤처스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준 13조원에 달하며, 한국 시장 역시 6500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유튜브나 틱톡의 하위 카테고리로 묶이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드라마박스', '비글루', '레진스낵' 등 전용 독자 플랫폼들이 잇달아 탄생하며 콘텐츠 산업의 핵심 축으로 우뚝 섰다.

레드오션 된 드라마, 숏폼으로 눈 돌리는 제작진들


전통적인 영화와 긴 호흡의 드라마 시장이 극심한 레드오션에 빠진 것은 대형 창작자들이 숏폼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세계적으로 'K-드라마'가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정작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심각한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 상승 등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물가 인상 여파로 국내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보통 '텐트폴'이라 불리는 기대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300억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지만 지상파와 케이블 등 편성 채널이 급감하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선택마저 받지 못해 창고에 쌓여 있는 이른바 "미편성 드라마"가 수십 편에 달한다. 유명 배우, 연출자들도 편성을 기다리다 못해 하차하는 상황이다.

반면 숏폼 드라마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최종 공개까지 걸리는 기간이 불과 몇 주 단위로 짧아 투자금 회수와 수익 창출이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해 촬영할 경우 2억원 정도의 제작비만 투입해 수익화할 수 있다"고. 무거워진 덩치 탓에 매 순간이 생존 게임이 되어버린 기존 시장을 벗어나, 가볍고 유연하게 대중과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돌파구를 숏폼에서 찾은 셈이다.


1000만 관객 감독들도 숏폼 만들기 나서


숏폼 시장의 양적 성장은 곧 대형 창작자들의 진입을 통한 질적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1000만 관객 감독들이 잇달아 메가폰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등을 통해 깊이 있는 서사와 연출력을 선보였던 거장 이준익 감독은 새 숏폼 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연출을 맡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아내가 사고 후 요리 백지증에 걸리자 가부장적이던 남편이 손수 집밥을 책임지며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2시간 런닝타임을 만들어왔던 그가 1분 남짓의 짧은 호흡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걸출한 연출자의 등장에 캐스팅의 무게감도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 신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의 등용문으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아버지의 집밥'에는 영화 '자산어보' 등에서 그와 호흡을 맞췄던 변요한, 이정은, 정진영 등 이름값 높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를 논의 중이다.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특유의 찰진 말맛과 코미디 감각을 입증한 이병헌 감독 역시 숏폼 드라마 시장 가세 소식을 알리며 판을 한층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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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판급 제작사, 투자배급사 역시 숏폼 드라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박서준 주연의 히트작 '이태원 클라쓰'와 1000만 영화 '파묘'를 성공시킨 쇼박스는 최근 '드라마박스', '비글루' 등 글로벌 숏폼 플랫폼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쇼박스는 '브라이덜샤워: 사라진 신부'와 '망돌이 된 최애가 귀신 붙어 찾아왔다!' 등 두 편의 숏폼 드라마 촬영을 12월에 이미 마치고 상반기 론칭을 앞두고 있다.

쇼박스 숏폼에는 그룹 달샤벳 출신 배우희, 골든차일드 출신 최보민 등이 주연을 꿰찼다. 퀄리티가 높아진 대본과 유명 감독, 대형 제작사의 참여가 배우들의 숏폼 진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완전히 허물어뜨린 것이다.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를 제작한 전통의 명가 팬엔터테인먼트 역시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통해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 '야한 결혼'을 전격 공개하며 지각 변동에 동참했다.

"중국에선 이미 대세, 대륙 투자 노린다"


이 거대한 흐름의 종착지이자 강력한 동력은 결국 중국 자본과 글로벌 시장이다. 중국은 전 세계 숏폼 드라마 시장의 발상지이자 현재 가장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다. 2024년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504억위안(약 10조원)으로 추산돼 중국 영화 시장(470억위안)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더 놀라운 것은 성장 속도다. 2023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68% 성장했다. 2년 만에 4배 가까이 폭발한 것이다. 중국 미디어 분석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는 2027년에는 이 시장이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숏폼 플랫폼들은 내수 시장에서 축적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북미와 아시아 등 글로벌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숏폼 드라마 앱은 해외에서 2024년 2월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 약 5500만건, 매출 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거대 자본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이 바로 K-콘텐츠의 압도적인 제작 역량이다. 한국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세련된 영상미,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서사 구축 능력을 결합해 한 차원 높은 "고품질 숏폼"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제작사들 입장에서도 좁고 포화된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막대한 대륙의 투자를 유치해 중화권 및 글로벌 시청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는 반응이다.

숏폼 드라마를 준비 중인 한 베테랑 드라마 PD는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라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며 "세로 화면 촬영, 짧은 호흡의 전개와 엔딩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기본적인 제작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더라.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있고 더 많은 이야기, 작품들이 나올 거 같다"고 기대했다.


https://naver.me/x0OfQ5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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