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암수 거북 비율이 1:19…시달린 암컷은 '자발적으로' 절벽에 몸을 던졌다
3,526 14
2026.02.23 21:09
3,526 14
헤르만 거북 1000마리가 사는 북마케도니아 외딴 섬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컷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공격적인 교미 시도에, 절벽 떨어진 암컷들은 결국 폐사돼 멸종 위기


이철민 기자

입력 2026.02.16. 16:07 | 수정 2026.02.16. 17:05


드라간 아르소브스키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이 쓴 ‘성비(性比) 불균형이 고밀도 거북이 집단의 인구학적 멸종을 초래’라는 제목의 논문은 압도적으로 많은 이 섬의 수컷 헤르만 거북이 소수의 암컷들에게 구애하려고 하면서, 암컷들이 절벽으로 내몰려 크게 다치거나 폐사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은 또 이러한 수컷들의 공격적 성적 행동이 결과적으로 이 섬의 헤르만거북 개체군의 멸종을 촉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소브스키 박사가 2008년 이 섬의 헤르만 거북들을 처음 관찰했을 때에는 당시 개체군이 밀집돼 있고, 번성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성체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에 이 섬의 한 고원에서 실시한 조사에선 암수 비율이 1:19였다.


결국 ‘진기하게’ 보였던 교미 현상도 사실은 암컷 한 마리를 놓고 10여 마리가 달라붙어서, 결국 암컷 한 마리가 문자 그대로 수컷들에 파묻힌 ‘통제불능’의 파충류 더미였던 것이었다. 심지어 제한된 암컷 숫자 탓에, 수컷 거북들끼리 서로 올라타려는 이른바 ‘감옥 효과(prison effect)’도 일부 목격됐다고 한다.


XndzIA
울타리 실험에서 무인도의 헤르만 거북 암컷이 수컷들을 피해 출구로 달아나는 모습/Dragan Arsovski

(맨 앞이 암컷거북이인데 저렇게 수컷이 떼거리로 쫒아다니다 암컷이 지치면 달라붙어서 깨물고 할퀴고 집단으로 강제로 교미를 한다고함)

  

이 탓에, 수많은 암컷이 다쳤다. 연구진은 수컷들이 한 마리의 암컷을 놓고 교미를 강요하면서 도망가는 암컷을 제어하려고 수컷의 생식기가 있는 꼬리 끝으로 암컷의 생식기(클로아카)를 찌르고, 암컷을 공격적으로 물어서 출혈까지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 섬에 사는 헤르만 거북 암컷의 4분의3은 생식기에 부상을 입었다.


이 섬의 암컷들은 이런 스트레스 탓에,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암컷 거북은 정자를 몇 년 동안 저장할 수 있어, 당장 수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동 연구진은 이 섬의 암컷들을 엑스레이 촬영 했다. 그 결과, 수컷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섬의 암컷 대부분은 알을 품고 있어야 할 복강이 비어 있었다. 난자를 가진 경우도 15%에 불과했다. 반면에, 인근 본토의 헤르만 암컷 거북은 모두 임신 상태였고, 최대 11개의 알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섬의 암컷 거북이 수컷들을 피해 절벽에 투신하는 현상이었다. 연구진은 이미 이 섬에서 수 차례 암컷들이 스스로 절벽에서 몸을 던지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래서 본토와 섬 서식 암컷 거북이 수컷을 피하려고 할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비교 관찰하려고, 절벽 위로 출구가 마련된 임시 울타리를 만들었다.


수컷들이 없을 때에도, 섬 거북은 결국 스스로 절벽이 있는 출구로 기어나왔다. 반면에, 본토 거북은 혼자 있을 때에는 출구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성적으로 흥분한 수컷 다섯 마리를 울타리에 넣자, 본토 암컷 거북은 ‘밀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섬 암컷 거북은 ‘자발적’으로 출구를 선택해 절벽으로 떨어졌다.


결국 골렘 그라드 섬의 고원 절벽에서 떨어진 암컷 헤르만 거북은 많은 경우 등껍질이 손상됐고, 폐사됐다. 아르소브스키 박사는 “수컷도 때때로 절벽에서 떨어지지만, 이처럼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경우는 암컷 비율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cxKktr
북마케도니아의 호수 무인도 골렘 그라드 섬에서 수컷들의 성적 공격을 피해 절벽에 떨어져 죽은 암컷 헤르만 거북의 산산조각 난 등껍질/Dragan Arsovski

연구진은 섬 암컷 중에서 알을 가진 소수 암컷에 GPS 장치를 부착해 산란 장소를 추적했다. 그러나 어느 날 장치에서 수집된 가속도계 데이터가 갑자기 미친듯이 빨라지는 이상 신호를 보였다. 섬으로 간 연구진은 해변에서 죽은 암컷을 발견했고, 등껍질은 산산조각난 상태였다. 연구진은 섬 수컷들의 이러한 성적 구애가 암컷의 조기 사망을 초래한다고 봤다.


헤르만거북은 적절한 조건 하에서 100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고렘 그라드 섬의 암컷 헤르만 거북의 경우 2083년쯤 마지막 개체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미국 톨레도 대의 진화생태학 교수인 지진 레프스나이더는 뉴욕타임스에 “공격적인 수컷들의 높은 밀집도가 멸종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염이나 서식지 파괴와 같은 인간의 교란 행위 없이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이런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섬에 수컷 헤르만 거북이 과도하게 많은 원인에 대해, 무작위 변이가 일어났거나 처음 인간이 이 섬에 거북을 데려올 때 암수 비율이 불균형이었을 수 있다고 추론했다. 본토 헤르만 거북 개체군에선 암컷 비율이 수컷보다 약간 높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6/02/16/MKBCQ2NR45FYVJT34YEP2DS2LI/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흐름출판] 와디즈 펀딩 7,000% 달성✨45만 역사 유튜버 《로빈의 다시 쓰는 세계사》 도서 증정 이벤트📗 135 00:05 2,76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809,74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726,00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91,90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032,69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9,33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8,59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7,2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24,6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4,6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84,38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1040 이슈 치유되는 방문 🐈 2 06:09 90
3001039 이슈 카피바라 시뮬레이터 게임 나올 예정이라는데 그저 카피바라가 돼서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석양을 보거나 몸을 담그고 카피바라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는 명상적인 게임 <<설명이 너무웃김 2 05:39 633
3001038 정보 “보복성 수면지연” 은 현상을 묘사하는 말로 정서적 어려움이 없어도 직장인, 학생, 수험생, 육아/간병 등으로 ‘내 시간’이 부족한 사람, 그리고 우울증, 번아웃, ADHD 중 일부에서 나올수 있는 증상입니다. 12 05:27 1,585
3001037 이슈 제시 버클리 바프타 여우주연상 수상 스피치 보고 그냥 자빠짐 .. 3 05:20 920
3001036 이슈 약사가 만난 귀여우신 어르신 손님들.jpg 10 05:15 1,158
3001035 기사/뉴스 "챗GPT가 뉴스 무단 사용"…지상파 3사, 오픈AI에 첫 손배소 제기 7 04:55 955
3001034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61편 2 04:44 167
3001033 유머 러시아의 지하철, 바이올린 버스킹에 한 꼬마가 난입하자... 15 04:37 1,131
3001032 이슈 외국 아니고 한국이라고 함 jpg 42 04:17 4,236
3001031 유머 진짜 사이좋은 루이후이 🐼🐼 13 04:16 1,034
3001030 이슈 또 이상한거 가져온 유튜버 3 04:16 1,362
3001029 이슈 십여년동안 개별작 팬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없던 애니 시리즈.jpg 1 04:12 960
3001028 팁/유용/추천 진짜 깔끔하게 셔츠 가디건 넣어 입는 법 23 04:03 1,577
3001027 유머 고인물 커뮤러라면 알법한 일본아이돌 레전드 짤.jpgif 30 03:58 2,110
3001026 유머 평범한 물먹기는 사양하는 고양이 5 03:51 817
3001025 유머 한국에서는 일요일 아침 빵은 뭘로 드세요? 2 03:32 1,656
3001024 유머 골댕이 꼬지 먹이는 아기 🍢🦮👧🏻 2 03:28 876
3001023 이슈 왕사남 과몰입에서 살짝 벗어나게 해주는 존나 강한 단종옵.jpg 6 03:28 2,488
3001022 이슈 일본의 독도 공익 광고.jpg 21 03:26 1,923
3001021 팁/유용/추천 전자레인지로 진짜 되는 레시피 12개.jpg 28 03:16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