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 혐오발언들이 현실로 찾아오고 있다.”
23일 안산 다문화거리에서 만난 베트남 국적의 A씨(20대)는 최근 인터넷상에서 불거진 한국과 동남아 간 갈등 양상에 대해 불안을 호소했다.
A씨는 국내 대학 개강 시기에 맞춰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머물며 공부를 하게 돼 설레는 마음이었지만, 이번 주말 사이 각국의 혐오 발언을 쉴 새 없이 접하며 고민이 깊어진 상태다.
A씨는 “각국의 갈등이 있는 시기에 한국에 머물게 됐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데, 유학을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단체 대화방에서도 이슈가 가끔씩 언급되지만, 굳이 모른척 하고 있다. 동남아 사람들에게 대해 주로 외모 비난이 이뤄지면서 SNS 프로필에도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같은 날 수원역에서 만난 필리핀 국적 B씨(20대) 역시 “각국의 갈등 상황을 다루는 뉴스도 마음이 아프지만, 가장 가슴 아픈 건 뉴스에 달리는 댓글들”이라며 “앞으로 대학 생활을 하며 단체로 과제를 해야할 일도 생길텐데, 한국 학생들과 서로 제대로 협력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네팔 출신 근로자 C씨(30대)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동남아인이나 동아시아인이나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당시에도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호통을 들었는데, 최근에도 버스를 탈 때마다 뒤에서 비슷한 소리가 들리고 있어 한국에 있기 싫어진다”고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한국과 동남아 네티즌 간의 비하 전쟁이 격화되며 이처럼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 유학생 등 동남아 출신 이주민들로부터 ‘불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국 밴드 공연장에서 망원렌즈 카메라를 반입한 한국 팬을 찍은 영상과 사진이 SNS에 확산된 것을 계기로 국내 누리꾼은 동남아 국가들을 향해 외모나 경제 수준에 대한 비난을, 동남아 누리꾼 역시 한국인들에 대한 외모 비난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질 조짐이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비하 발언을 통한 단순한 기싸움보단, 이미 국내 100만여 명에 달하는 이주민의 일상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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