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과학고 입시에서 2명이 학교폭력(학폭) 전력으로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입에서 학폭 조치 사항 반영이 의무화된 가운데, 고교 입시에도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고입 단계에서 학폭 반영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학고와 광주과학고 입시에서 각각 1명이 학폭으로 인해 입시에서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 합격할 수 있었지만, 불합격 처리됐다는 의미다. 앞서 2024학년도에 광주과학고에서 1명이 불이익 조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올해에는 2명으로 늘었다.
현재 대입 전형의 경우 학폭 조치 사항 반영이 의무화돼 있지만, 고입에서는 자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영재학교·과학고 등 전국 10개 고교가 입시 요강에 학폭 관련 사항을 포함시키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피해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비교적 낮은 수준의 학폭 사안이라도 학교에서는 불합격 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국제고 입시 등으로 반영이 확대되면 학폭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입 단계부터 학폭 조치 사항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현직 교사는 “중학교는 고교보다 학폭 민원이 많다”며 “사실 가벼운 장난 수준도 많은데, 이를 다 입시에 반영하는 게 교육적 측면에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도 “피해 학생들이 대다수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라며 “처벌 중심 접근보다 아이들에게 변화의 기회를 주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조치는 필요하다”면서도 “어린 나이에 발생한 사건의 특성과 악의성 여부 등을 충분히 따져 실제 가해 책임을 판단할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학폭이 입시 변수로 부상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사설 ‘학폭 관리 컨설팅’ 업체도 등장했다. 이 업체들은 학폭위원회 대응 과정에서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업체는 “전직 학폭전담위원과 교사 출신 전문가가 관리한다”며 “명문대 입시는 물론 초등학생 단계부터 학폭 관리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김린아 기자(linaya@munhwa.com),김지현 기자(likeblu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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