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민정아, 이제 女帝는 너야… 내 기록 깨줘서 너무 기뻐” 전이경이 후배 최민정에 보내는 편지
2,644 20
2026.02.20 12:33
2,644 20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59978

 

 

최민정(28)이 19일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쇼트트랙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6개)을 새로 썼다. 깨질 것 같지 않았던 ‘전설’ 전이경(50)의 기록(5개)을 끝내 넘어섰다. 1994 릴레함메르, 1998 나가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동메달 1개를 거머쥔 전이경은 30년 가까이 짊어지고 있던 ‘쇼트트랙 여제’의 왕관을 후배에게 물려주게 됐다. 전이경이 본지를 통해 후배 최민정을 향한 편지를 보내왔다.

 

 

 

사랑하는 후배 민정에게.

 

고백하자면, 경기가 새벽이라 졸음과 싸우며 계주 경기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어. 동이 트는 아침에 눈을 떠 급히 결과를 확인했지 뭐니. 사실 나는 지금 항암 치료 중이라 체력이 바닥이란다. 치료 막바지로 건강을 찾고 있으니 걱정은 안 해도 돼. 경기 결과를 알고도 떨리는 마음으로 영상을 봤어. 네덜란드 선수에게 막혀 넘어질 뻔했을 땐 마음이 철렁했고, 막판에 네가 ‘축지법’ 같은 질주로 기어코 2위 자리를 차지했을 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어. 금메달을 확정했을 땐 쇼트트랙 선배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단다.

 

올림픽 최다 메달, 쇼트트랙 첫 세 대회 연속 금메달.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잘 알지. 나도 올림픽을 앞두고는 방송·신문 등을 일부러 보지 않으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던 기억이 나네. 내가 그 시기를 거치면서 깨달았던 건,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의미가 있다는 것, 결국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거였어. 민정이는 똑똑하니 이미 다 깨닫고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온 것 같아.

 

문득 너의 대표팀 초년병 시절 생각이 나네. 웃음기 하나 없이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하던 민정이. 내심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나는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연습으로 그 격차를 메우려 하던 선수였는데, 민정이 너는 누가 봐도 천재성을 갖춘 선수였어. 그럼에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했지. 요즘 국제 무대는 내가 뛰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치열해졌지만, 10년 넘게 한결같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너를 보면 참 뿌듯하고 대견하단다.

 

특히 올림픽은 실력만으로 되는 무대가 아니잖아. 수많은 변수와 운이 맞아야 하지. 하지만 그 운은 언제나 민정이 같이 준비된 선수에게 온다고 믿어. 아마 하늘도 이번에 너의 노력을 알아준 게 아닌가 싶어. 그동안 네가 보여준 열정은 후배들에게 늘 귀감이 될 거야.

 

누구는 내 기록을 민정이가 깬 게 아쉽지 않냐고 하는데, 30년 정도 지났으면 이제 깨질 만하지 않니? ^^. 뻔한 말이지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고, 훌륭한 후배가 뒤를 이어줘서 정말 아쉬움 하나 없이 너무 기쁘다. 민정아, 너는 이미 한국 쇼트트랙의 큰 자부심이야. 남은 1500m도 늘 그래 왔듯 최선을 다해서 이번 올림픽의 멋진 피날레를 장식해 주길 기대해 볼게. 그간 너무 고생 많았다.

 

 

강우석 기자 butbeautiful@chosun.com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염혜란의 역대급 변신! <매드 댄스 오피스>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98 02.18 28,80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62,30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685,48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49,06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83,33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4,8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6,17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5,86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9 20.05.17 8,623,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0,4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9,86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7929 유머 급해서 코스프레 팬클럽에 sos친 제작진 1 21:34 219
2997928 유머 오늘 오후 1시에 출생한 망아지(경주마) 21:34 53
2997927 이슈 2028년 초지능 ai 나오니까 직업을 enjoy 하세요 3 21:34 160
2997926 정치 광복회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해임 만시지탄‥적극 환영" 21:33 25
2997925 이슈 엑디즈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공식 팬클럽 Villains 3기 모집 X-BLADE⚔️🎵✨ 21:32 40
2997924 유머 기린은 넥타이 어디에 매야 할까 16 21:32 316
2997923 기사/뉴스 밀가루값 6년 짬짜미‥제분업체 7곳 제재 착수 21:31 42
2997922 유머 왠지 내가 가슴 크고 골반 크고 몸에서 꽃향기가 나고 얌전하게 생겼는데 뒤에서 난리를 피우는 흑표범 같은 사람을 단점이라고 생각해서 싫어했는데 내 모습이었구나... 2 21:30 1,006
2997921 기사/뉴스 경찰, 금 '3천 돈' 들고 도주한 종로 금은방 주인 추적 중 1 21:30 316
2997920 기사/뉴스 “지적 겸허히 받아들여”...‘운명전쟁49’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논란 사과 21:29 185
2997919 이슈 묘생 마지막 순간, 그리운 주인의 목소리 12 21:29 412
2997918 유머 AI 반박좀 해줘 3 21:29 320
2997917 기사/뉴스 "내란 때 뭐했나" 묻자‥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尹 방어권 노력" 자랑 1 21:28 119
2997916 이슈 올데이 프로젝트 우찬 골든구스 마리끌레르 패션필름 21:27 80
2997915 기사/뉴스 [공식입장] 차가원 측 "명품 외상 의혹 사실 아냐"…법적 대응 본격화 6 21:27 508
2997914 유머 데스게임 리매치 (펭수 vs 피자) EBS우승상품.jpg 1 21:27 233
2997913 이슈 왕사남 장항준 감독 천만 공약 4 21:27 1,009
2997912 이슈 새로운 《세서미 스트리트》가 넷플릭스에 옵니다 | 2부 공식 예고편 1 21:26 276
2997911 기사/뉴스 "누나, 내 재산 꼭 좋은 곳에"...원룸 살며 모은 5억 기부하고 떠났다 16 21:26 1,463
2997910 유머 속초야 이제 화 다 풀렸어?? 1 21:25 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