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 살아나나
조선 1위, 내국인 채용 늘린다
외국인 계약 종료 때 내국인 대체
정부 '지역 경제 살리기'에 동참
한화오션·삼성重도 합류 의지
상가 공실률 20% 넘는 울산·거제
청년 유입으로 상권 활성화 기대
업계 "中과 인건비 격차 벌어져
별도 인센티브 줘야 경쟁력 유지"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올해부터 외국인 노동자들과 맺은 근로계약이 종료되면 그 자리를 내국인으로 우선 대체하기로 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곳간이 두둑해진 것을 감안해 몸값이 높은 내국인 채용 비율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의 외국인 근로자는 협력사를 포함해 작년 말 기준 약 1만1300명이다. 전체 직원(4만7000명)의 19.8% 수준으로, 국내 단일 사업장 중 최대 규모다. 다만 HD현대그룹은 협력사에 대해선 인력난과 경영 사정을 고려해 외국인 채용 규모를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조선업계에서 외국인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4640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근로자는 2024년 말 2만200명으로 네 배 넘게 증가했다. 5% 안팎이던 외국인 근로자 비율도 그만큼 높아졌다.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구인난이 있다. 숙련공이 아닌 일반 현장직의 처우는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데 업무 강도가 센 데다 야외 작업도 많아 내국인을 뽑는 게 ‘하늘의 별 따기’여서다. 정부가 조선업 관련 전문인력(E-7) 비자를 늘려준 이유다. 하지만 외국인 비율이 높아지며 내국인 몫이던 정규직 자리까지 차지하자 “외국인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간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전문 취업(E-9) 비자 조선업 전용 쿼터’ 일몰 등 정부의 움직임도 외국인 고용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E-9 조선업 쿼터는 단순 기능 외국인력을 위한 E-9 비자(지난해 기준 13만 명)에서 조선업 몫을 따로 정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의 고용 기회를 빼앗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발언한 것이 공개되자 HD현대그룹이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과 거제 지역 상가 공실률은 각각 20.7%, 35.5%로 전국 평균(10.4%)보다 훨씬 높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수준인 1만 명 정도라도 내국인으로 대체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과의 인건비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내국인 채용에 대한 별도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국인 고용이 늘어나면 용접 등 고난도 기술 전수도 한결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HD현대그룹의 결정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봇 등 자동화 공정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 외관과 뼈대를 만드는 선각 공장, 용접 공장에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 인상만으로는 청년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단순 반복 작업을 중심으로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21920191#_enli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