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89444?sid=102
인권단체 “가족해체 중단” 주장

11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소속 활동가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배경 청소년 보호자의 체류기간 연장을 호소하고 있다. 장현기 견습기자
국내에서 성장한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부모를 강제 퇴거시키는 정부 정책이 ‘가족 해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면서 정작 그 기반인 보호자를 내쫓는 행위는 제도의 자기부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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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의 주장은 이주 자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가 추방되는 가족 해체가 현재의 이민 정책 아래 현실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부모와 떨어질 상황에 놓인 나이지리아 출신 청년 P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P씨는 과거 미등록 신분이라는 이유로 구금돼 강제퇴거 명령을 받았으나, 법원 판결로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아 비슷한 처지인 아동들을 구제할 대책 수립의 계기가 된 인물이다.
이후 P씨의 다섯 형제자매는 비자를 받아 학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20년 가까이 양육해온 어머니는 이달 4일자로 출국 명령을 받은 상태다. 석원정 노동인권회관 부소장은 “아이들은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해도 좋다고 하면서 보호자에 대해서는 인도적 사유가 없다며 출국을 강요하는 것은 인도적 처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보호자 없이 아이들만 살게 두는 이민 정책은 사실상 이들의 생존권마저 박탈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왔다. 고기복 용인이주노동자쉼터 대표는 “부모 조력이 없으면 아이들은 생계 유지조차 쉽지 않다”며 “이들이 홀로 남아 노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영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장은 “가족이 모여살 권리가 있음에도 정부는 결합을 허가하지 않고 박탈한다”며 “부모 역시 한국에서 같이 체류하면서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의 주장을 두고 학계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결국 보호자들까지 포함한 일괄적인 체류 허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는 얘기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동은 협약에 따라 보호받지만 성인에게까지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품행과 범죄 경력 등을 종합해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2021~2022년 국내에서 성장한 미등록 아동에게 체류 지위를 부여하는 구제 대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1200명의 아동이 사각지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부모에 대해서는 자녀가 성인(19세)이 되는 날까지만 강제퇴거를 유예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지속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