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윙크 보이'·'약한영웅' 거쳐 단종까지…박지훈의 세 번째 비상 [D:PICK]
982 11
2026.02.19 10:28
982 11

한 번의 신드롬은 운일 수 있고, 두 번의 흥행은 기세일 수 있다. 그러나 매 단계 전혀 다른 얼굴로 대중의 예상을 배반하고, 그 배신을 끝내 찬사로 바꾸며 기어코 세 번째 정점에 도달하는 건 분명한 재능이다. 이 재능을 스스로 입증해온 박지훈의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소년은 전 국민의 압도적인 투표를 이끌어내며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핵심 멤버로 데뷔했다. 당시의 그 제스처 하나가 대중의 기억 속에 얼마나 깊이 각인됐는지, 9년이 흐른 지금도 박지훈을 소개하는 상징적인 수식어로 빠지지 않는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 공개됐을 당시 모두가 박지훈의 활약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굽은 등과 건조한 눈빛, 체구의 열세를 두뇌와 독기로 뒤집던 연시은의 얼굴에서 우리가 알던 ‘윙크 보이’의 잔상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지훈은 귀여운 이미지를 완벽하게 걷어내며 ‘약한영웅’의 구원 서사가 됐고, 이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꿨다. '연기돌'이라는 수식어의 천장을 깨며 '배우 박지훈'이라는 새로운 실체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훗날 밝혀진 사실이지만, 장항준 감독은 바로 이 작품 속 박지훈의 눈빛을 보고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 역에 그를 낙점했다.

그리고 다시 4년이 흐른 2026년. 박지훈은 이제 화면을 넘어 스크린을 압도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4일 개봉한 박지훈의 첫 스크린 데뷔작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설 극장가를 평정한 가운데, 그 흥행의 중심에는 배우 박지훈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가 그려낸 단종(이홍위)은 처연한 고독과 단단한 기개라는 상반된 감정을 한 얼굴에 공존시키며 관객을 단숨에 1457년 청령포의 비극 속으로 끌어들였다.

단종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상징을 소화하기 위해 박지훈이 선택한 것은 연기적 기교가 아닌 지독한 몰입이었다. 단순히 살을 빼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두고 허기를 견디며 어린 왕의 무기력을 몸에 새겼다.

두 달 반 동안 사과 한 조각으로 버티며 감량한 15kg의 앙상한 육체는 그 자체로 단종의 처절한 서사가 됐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 박지훈의 눈빛이 지닌 밀도다. 2017년 국민의 원픽을 받았던 그 맑은 눈동자는 이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인물의 전사(前史)를 설명하는 배우의 눈으로 진화했다.

유배지의 고립감을 담아낸 처연한 눈망울이 극 후반부 각성하며 왕의 위엄을 뿜어낼 때, 관객은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캐릭터의 성장을 납득하게 된다.

특히 대선배 유해진과의 호흡에서 보여준 감정의 깊이는 그가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연기돌’이 아님을 증명한다. 선배의 통찰력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도 자신의 호흡을 잃지 않고 극의 중심을 잡는 힘은, 박지훈이 충무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차세대 기수’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스타성으로 시작해 장르적 쾌감을 거쳐, 이제는 정통 사극의 무게감까지 견뎌낸 박지훈. 그는 스스로를 “목표가 없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비워진 목표는 그 어떤 색깔도 덧입힐 수 있는 무한한 캔버스가 됐고, 목적지가 없기에 그는 어디로든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스크린 위에서 보여준 처절한 사투와 현장에서 얻은 온기를 원동력 삼아 달리는 이 배우에게 이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거추장스러운 수식어일 뿐이다. 이제 대중은 박지훈의 다음 페이지를 의심하지 않는다.

박지훈의 ‘멈추지 않는 엔진’은 이미 다음 행선지를 향해 예열을 마쳤다. 그는 차기작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촬영에 박차를 가하며 다시 한번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채 ‘전설’로 거듭나는 흙수저 주인공 강성재로 분한 그는, 정체불명의 가상 퀘스트 시스템이라는 판타지적 설정 속에서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비극의 정점을 찍은 단종의 얼굴을 뒤로하고, 다시금 현실 밀착형 캐릭터로 돌아오는 그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여기에 반가운 소식도 더해진다. 박지훈은 약 7년 만에 다시 모인 워너원의 예능 공개를 앞두고 있어, 배우로서의 단단한 입지와 아티스트로서의 향수를 동시에 자극하며 한층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대중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세 번의 도약을 거치며 자신만의 영토를 확장해온 박지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가 펼쳐 보일 무경계의 연기를 그저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 속에 저장’하는 일뿐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9/0003060685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뉴트로지나 모공 딥톡스로 매끈한 화잘먹피부만들기! #아크네폼클렌징 체험 이벤트(50인) 111 00:08 1,6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53,47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672,30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40,60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74,45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4,02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6,17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5,86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23,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09,4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8,73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7107 이슈 (부동산) 서울 중상급지는 30대가 싹 쓸어갔네 07:21 746
2997106 이슈 세종시에서 한부모가정 자녀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건 발생 1 07:20 542
2997105 이슈 찰스 1세 사형 집행한 판사의 운명 4 07:17 883
2997104 정보 단종한테 수박이랑 호두 주려고 한 종을 죽인 세조 2 07:13 1,032
2997103 이슈 딸 차버리고 튄 8년 여친 직접 찾아간 엄마 1 07:11 1,131
2997102 기사/뉴스 美 알리사 리우, 日넘어 金… 이해인 8위-신지아 11위 (女피겨 종합) 4 07:08 826
2997101 유머 사우디 라마단 기간동안 하루 6시간 이상 일하는거 금지 3 07:06 1,056
2997100 유머 신기한 연날리기 07:06 236
2997099 이슈 그 때 그 시절 인피니트 펩시 CM송 ㅈㄴ 맛있는거 아는사람 ㅋㅋ 1 06:58 265
2997098 이슈 6년 전 오늘 발매된_ "DAZZLE DAZZLE" 06:58 68
2997097 이슈 로봇 청소기를 대하는 개와 고양이의 차이 3 06:49 1,165
2997096 유머 1993년에 발견된 국보 9 06:48 1,729
2997095 유머 완벽 보다 돈이 좋다 12 06:26 1,632
2997094 이슈 (약후방) 핫게 여성향 게임 용사는 소환이 필요해! 지금까지 공개된 일러들...jpg 8 06:23 1,706
2997093 이슈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기기괴괴! 나의 요괴 베케이션」 티저 포스터, 예고편 공개 3 05:55 792
2997092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6 05:40 327
2997091 이슈 고양이 알파벳 3 05:34 766
2997090 이슈 솔직히 이 여돌로 여돌 덕질 시작한 여덬들 많음.jpg 39 05:15 4,422
2997089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57편 3 04:44 361
2997088 이슈 우리집 아파트 관리비를 누군가가 결제 한 것 같아요.txt 23 04:30 8,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