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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윙크 보이'·'약한영웅' 거쳐 단종까지…박지훈의 세 번째 비상 [D: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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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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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신드롬은 운일 수 있고, 두 번의 흥행은 기세일 수 있다. 그러나 매 단계 전혀 다른 얼굴로 대중의 예상을 배반하고, 그 배신을 끝내 찬사로 바꾸며 기어코 세 번째 정점에 도달하는 건 분명한 재능이다. 이 재능을 스스로 입증해온 박지훈의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소년은 전 국민의 압도적인 투표를 이끌어내며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핵심 멤버로 데뷔했다. 당시의 그 제스처 하나가 대중의 기억 속에 얼마나 깊이 각인됐는지, 9년이 흐른 지금도 박지훈을 소개하는 상징적인 수식어로 빠지지 않는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 공개됐을 당시 모두가 박지훈의 활약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굽은 등과 건조한 눈빛, 체구의 열세를 두뇌와 독기로 뒤집던 연시은의 얼굴에서 우리가 알던 ‘윙크 보이’의 잔상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지훈은 귀여운 이미지를 완벽하게 걷어내며 ‘약한영웅’의 구원 서사가 됐고, 이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꿨다. '연기돌'이라는 수식어의 천장을 깨며 '배우 박지훈'이라는 새로운 실체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훗날 밝혀진 사실이지만, 장항준 감독은 바로 이 작품 속 박지훈의 눈빛을 보고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 역에 그를 낙점했다.

그리고 다시 4년이 흐른 2026년. 박지훈은 이제 화면을 넘어 스크린을 압도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4일 개봉한 박지훈의 첫 스크린 데뷔작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설 극장가를 평정한 가운데, 그 흥행의 중심에는 배우 박지훈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가 그려낸 단종(이홍위)은 처연한 고독과 단단한 기개라는 상반된 감정을 한 얼굴에 공존시키며 관객을 단숨에 1457년 청령포의 비극 속으로 끌어들였다.

단종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상징을 소화하기 위해 박지훈이 선택한 것은 연기적 기교가 아닌 지독한 몰입이었다. 단순히 살을 빼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두고 허기를 견디며 어린 왕의 무기력을 몸에 새겼다.

두 달 반 동안 사과 한 조각으로 버티며 감량한 15kg의 앙상한 육체는 그 자체로 단종의 처절한 서사가 됐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 박지훈의 눈빛이 지닌 밀도다. 2017년 국민의 원픽을 받았던 그 맑은 눈동자는 이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인물의 전사(前史)를 설명하는 배우의 눈으로 진화했다.

유배지의 고립감을 담아낸 처연한 눈망울이 극 후반부 각성하며 왕의 위엄을 뿜어낼 때, 관객은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캐릭터의 성장을 납득하게 된다.

특히 대선배 유해진과의 호흡에서 보여준 감정의 깊이는 그가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연기돌’이 아님을 증명한다. 선배의 통찰력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도 자신의 호흡을 잃지 않고 극의 중심을 잡는 힘은, 박지훈이 충무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차세대 기수’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스타성으로 시작해 장르적 쾌감을 거쳐, 이제는 정통 사극의 무게감까지 견뎌낸 박지훈. 그는 스스로를 “목표가 없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비워진 목표는 그 어떤 색깔도 덧입힐 수 있는 무한한 캔버스가 됐고, 목적지가 없기에 그는 어디로든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스크린 위에서 보여준 처절한 사투와 현장에서 얻은 온기를 원동력 삼아 달리는 이 배우에게 이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거추장스러운 수식어일 뿐이다. 이제 대중은 박지훈의 다음 페이지를 의심하지 않는다.

박지훈의 ‘멈추지 않는 엔진’은 이미 다음 행선지를 향해 예열을 마쳤다. 그는 차기작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촬영에 박차를 가하며 다시 한번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채 ‘전설’로 거듭나는 흙수저 주인공 강성재로 분한 그는, 정체불명의 가상 퀘스트 시스템이라는 판타지적 설정 속에서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비극의 정점을 찍은 단종의 얼굴을 뒤로하고, 다시금 현실 밀착형 캐릭터로 돌아오는 그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여기에 반가운 소식도 더해진다. 박지훈은 약 7년 만에 다시 모인 워너원의 예능 공개를 앞두고 있어, 배우로서의 단단한 입지와 아티스트로서의 향수를 동시에 자극하며 한층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대중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세 번의 도약을 거치며 자신만의 영토를 확장해온 박지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가 펼쳐 보일 무경계의 연기를 그저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 속에 저장’하는 일뿐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9/000306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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