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미나이
지난해부터 서울 지역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과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난과 외곽 아파트값 급등으로 아파트 실거주 수요가 빌라로 밀려나고, 여기에 규제 사각지대를 향한 투기 수요까지 섞이면서 빌라 가격을 더욱 올려붙이고 있다.
국민일보가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빌라 거래량은 29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0건)에 비해 83.7%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인 2890건마저 뛰어넘는 수치다. 통상 1월이 이사철 비수기로 거래량이 높지 않은 걸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수치다.
빌라 가격 역시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2024년 4분기 기준 3억6252만원까지 내려가 바닥을 친 빌라 가격은 지난해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해 4분기 기준 4억2377만원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4억1975만원으로 소폭 떨어지며 숨고르기 중이지만 여전히 2024년 대비 약 8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차적으로 실거주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아파트 거주비가 치솟은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실거주자들이 주로 모이는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대출 규제선인 15억원에 맞춰 급등하고, 전세 매물이 급감해 전세가 역시 7억원에 육박하면서 당장 살 곳이 필요한 이들이 빌라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아파트 거주비 급등을 피해 빌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빌라 월세 추세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 빌라 월세 가격 지수는 102.59로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래 최고치다. 전월 대비 상승폭 역시 3개월 연속 0.35 이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그 결과 서울 지역 빌라 평균 월세 가격은 64만2290원에 달했다.
투기 수요 역시 빌라 가격과 거래량 상승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해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젊은 세대는 주거 편의성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선호하지, 낡은 빌라를 사지 않는다”며 “아파트 쪽을 자꾸 규제하니 방향을 틀어 묻어두기식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겉모습은 빌라 매매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래 아파트 입주권을 노린 선제적 투기라는 설명이다.
이런 추세를 직접 보여주는 게 송파구다. 송파구의 빌라 매매 비중은 2024년만 해도 서울 전체의 6%에 그쳤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가 폭증, 이달엔 11.7%까지 치솟으며 1위로 등극했다. 전통적인 빌라 밀집 지역으로 거래량이 높은 은평구, 강서구마저 제친 수치다. 이 중에서도 거래가 모인 삼전동 등은 3억~6억원대 노후 빌라가 밀집해 서울시 정비사업인 ‘모아타운’ 추진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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