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극적인 예능 소재로 소비한 것인가.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로 순직한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사연을 다루는 과정에서 ‘고인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족 측이 제작진으로부터 프로그램의 성격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운명전쟁49’에서는 49명의 사주·명리학·무속 전문가들이 출연해 고인의 사주 정보만을 가지고 사망 배경과 시기를 추측하는 미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홍제동 방화 사건의 영웅인 고 김철홍 소방교의 사주가 문제의 대상으로 등장했다.
방송 이후 고인의 조카라고 밝힌 A씨는 SNS를 통해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A씨는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했는데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유족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예능이 아닌 다큐멘터리로 인지하고 있었다. A씨는 댓글을 통해 “제작진이 영웅이나 열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취지로 설명해 (유족들이)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누나에게 직접 확인한 사실을 전하며 “동의는 받았지만 저런 무속 내용인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 (방송을 보고) 당황스러워하셨다.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핵심은 순직 소방관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A씨는 “어딜 봐서 공익의 목적성을 가진 방송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속인들이 (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맞히고, 방송인 패널들이 자극적인 워딩과 리액션을 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며 “연예인들이 웃고 놀라면서 말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의 비극적인 희생이 예능적 재미를 위한 퀴즈 소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또한 제작진과의 소통 과정에 대해서도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방송 취지에 대한) 설명은 했지만 자세히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제작진이 섭외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왜곡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디즈니+와 ‘운명전쟁49’ 제작진 측은 유족의 항의와 논란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순직 영웅을 예우하겠다는 명분 아래 유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긴 것은 아닌지, 제작진의 명확한 해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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