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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김혜수 “저는 모순덩어리예요. 이상과 실체가 충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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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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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하고 지혜로우며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 대중이 그리는 김혜수의 초상이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남들이 보는 저의 모습과 실제 저의 모습이 일치하진 않죠.” 공적 페르소나와 사적 자아 사이. 그는 그 간극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틈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이로 치면 한참 성숙한 어른은 맞는데, 성숙한 어른이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의식적으로 바란 적도 없고요. 좋은 어른, 좋은 선배의 모습으로 비치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 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지만, 지혜롭지 않다는 걸 매 순간 느끼거든요.” 그는 늘 점검 중인 사람에 가깝다.


“저는 모순덩어리예요. 이상과 실체가 충돌하죠. 다만 거기서 조금 더 나은 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그러니까 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동요하는 사람은 아니다. “제 스스로에게 큰 불만은 없어요. 완벽해서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이게 나니까. 인정하는 거죠.” 


자기 인정. 그의 단단함의 닻이다. “‘지금 내가 뭘 원하는가, 그리고 그걸 이루기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는가’가 늘 나의 이슈”라고 말하는 그는 “거의 대부분의 것을 막연하거나 모호하게 두지 않는” 삶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겉으로는 마냥 명랑하고 발랄한 소녀였지만, 어릴 때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머릿속 고민을 구체화하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해요. 저는 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경험을 쌓았어요. 혼자 하는 공부 같은 거예요.”


그 시간이 지금의 밀도를 만들었다.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그걸 어떻게든 해내는 방법을 찾아내요. 염원만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세상에 없어요. 지향점으로 나아가려면 뭐라도 부단히 해봐야 하니까요.” 


그는 “보기보다 꾸준하고 성실한 편”이라고 말한다. “몇 년이 걸려도 계속해요. 지루하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것이고,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라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아세요?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자기 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하고는 게임이 안 돼요. 왜냐하면 그 사람은 다 자기 것을 가지고 싸우거든요.” 그가 눈을 반짝인다. 순간 그에게서 풍기는 카리스마의 원천에 가닿은 느낌이 든다. 자신의 욕망을 알고, 그것을 위해 시간의 두께를 쌓아온 사람만이 움켜쥘 수 있는 그런 힘.


한때는 그도 자신의 삶이 “편협하고 빈약하다”고 느꼈다. “어릴 때부터 연예인 생활을 했지만 배우로서의 자산은 늘 가난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타고나지 않은 것들, 배우로서 가진 약점과 자격지심 같은 것을 다른 것으로 만회하기 위해 발버둥 쳤어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은 다른 결로 남았다. 그에게 성실함이라는 태도의 노하우를 선사했고, 그것은 그를 지탱하는 탄탄한 기초가 되었다. 


여전히 그는 현장에 갈 때마다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지금 현장에 갈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현장에 있을 자격이 있는가.” 물리적 준비뿐 아니라 어떤 요소에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와 컨디션을 충족하는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이다. 


“각기 분야는 달라도 현장에 모이는 사람들의 목표는 같잖아요. 우리가 선택한 공동의 목표를 이뤄내는 것. 제대로 돌아가는 팀이라면 암묵적인 신뢰와 애정으로 강력하게 묶여 있어요. 다른 제스처 같은 게 필요 없죠.” 불필요한 제스처 대신 본질에 충실하기. “저는 기본에 충실한 편이에요. 삶에서도요.”


“경험이 많다고 해서 위험 요인이 줄고 모든 일에 확고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위험 요소라는 건 늘 예상 밖에 존재하잖아요. 예상할 수 있는 건 이미 위험 요소가 아니고요.” 


“항상 나를 두렵게 하는 건 내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그 무엇이니까, 그래서 사실 두렵지도 않아요. 여전히 모르는 길을 가고 있어요.” 


그는 경계에 서 있다. 확신과 의심 사이, 두려움과 담담함 사이의 긴장을 온몸으로 견디며. 어쩌면 그가 감각하는 성숙이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패션 에디터 | 손기호
피처 디렉터 | 김나랑
글 | 김현민(영화감독, 영화 저널리스트)
포토그래퍼 | 목정욱
스타일리스트 | 이보람
헤어 | 백흥권
메이크업 | 안성은  네일 | 최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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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vogue.co.kr/?p=758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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