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전성시대…위기의 편의점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한 이래 최대 위기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문을 닫는 점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점포들이 줄면서 자연히 매년 증가해왔던 편의점 업계의 매출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런 시장 흐름 때문에 현재 국내 주요 편의점 기업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잘나가던 국내 편의점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매년 점포 수를 늘려가며 매출을 끌어올렸던 편의점들의 성장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편의점 점포 수는 약 1600개에 달한다. 편의점 업계가 이 숫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편의점이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국내에 첫발을 내딛은 지 36년 만에 점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36년 만에 점포 수 감소
편의점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인들의 편의점 사랑은 유별나다. 한국 편의점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가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에 세븐일레븐 1호점을 오픈하며 이른바 ‘편의점 공화국’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매년 그 수가 점차 늘면서 한국인의 편의점 사랑이 시작됐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2007년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최초로 1만 개를 돌파했다. 이어 2011년 2만 개, 2015년 3만 개, 2018년 4만 개를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며 1만 개 점포 증가 주기가 점점 짧아지더니 2023년에는 그 수가 5만 개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많은 점포 수를 앞세워 코로나19가 야기한 ‘이커머스 광풍’ 속에서도 편의점은 기세등등했다. 주거단지나 거리 곳곳에 촘촘하게 들어선 편의점들은 온라인 시대에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가격 및 상품 경쟁력도 매년 업그레이드하며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바잉 파워’가 높아지며 어느 순간 편의점들은 대형마트와 견줘도 비싸지 않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반값 택배 등 편의점들은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점포 내에서 제공하며 편의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이렇게 잘나가던 편의점에 갑자기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인구당 점포 수로 보면 한국의 편의점 수는 일본을 추월한 지 오래다. 일본 프랜차이즈 체인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편의점 1개당 인구가 2000여 명인 반면 한국은 900명대다. 원조 편의점 왕국인 일본보다도 1인당 편의점 수가 두 배 이상 많다.
편의점을 둘러싼 상황도 좋지 않다. 특히 매년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한 시간당 1만3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점포 생존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인건비가 점포 수익성을 갉아 먹으며 결국 폐점을 선택한 점주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경기침체와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며 소비 여력이 위축된 것 역시 점포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다이소 같은 초저가 숍이 크게 성장했는데 일각에선 이들이 편의점 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다이소는 생활용품 외에도 식품,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빠르게 카테고리를 넓히면서 편의점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로 눈 돌려 승부수
게다가 편의점 자율규약에 따라 공격적인 외형 확장도 앞으로 쉽지 않아졌다. 지난 2018년 편의점 업계는 과도한 출점 경쟁을 막기 위해 ‘편의점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을 마련한 바 있다. 기존 편의점 50~100m 이내 출점을 제한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런 맥락에서 편의점 업황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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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102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