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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왕과 사는 남자' 과몰입러를 위한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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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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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관련 역사나 야사를 훑고, 이 영화 이전에 등장했던 단종과 한명회를 살펴보는 등 '덕질' 중인 이들을 위한 소소한 TMI들. 


왕과 사는 남자서 단종을 열연한 박지훈, 사진제공=쇼박스

#완벽한 혈통의 단종, 후견인 없어 비극 맞다 

알다시피 단종은 조선시대는 물론 우리나라 역사상 첫손에 꼽을 만한 성군 세종의 적장손이자 '조선시대 엄친아' 문종의 적장남으로 태어나, 원손-세손-세자-왕을 거친 어마어마한 정통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당시 세자빈이던 어머니 현덕왕후가 단종을 낳은 다음날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세종의 후궁이던 혜빈 양씨가 단종을 돌보게 된다. 이후 아버지 문종이 왕위에 오르고도 계비를 들이지 않은 채 2년 만에 세상을 떠나자, 왕위에 오른 단종에겐 수렴청정을 할 후견인이 전무했다. 단종 이후에도 어린 나이인 10대에 왕이 된 이들은 여럿 있었다.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은 세조의 뒤를 이은 8대 예종이 18세, 9대 성종 12세, 13대 명종 11세, 19대 숙종이 12세, 23대 순조 10세, 심지어 24대 헌종은 무려 7세(모두 만 나이 기준)에 왕위에 올랐다. 이들 모두 대비나 왕대비, 대왕대비 등 왕실의 어른인 후견인들이 수렴청정에 나섰기에 어린 나이는 문제되지 않았다. 심지어 숙종은 모친과 증조모가 있었음에도 수렴청정 없이 곧바로 직접 친정에 나섰다. 숙종이 효종-현종에 이은 외아들인지라 단종과 달리 왕위를 넘볼 강력한 종친이 없었고, 정통성에 의거한 강력한 왕권을 휘두를 수 있었기 때문. 이 정통성 때문인지 숙종은 노산군으로 죽었던 이홍위를 단종으로 복위, 추존하게 된다. 

왕과 사는 남자서 금성대군을 연기한 이준혁, 사진제공=쇼박스 

#단종 복위 꾀했던 금성대군, 관상이 안 좋았나?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키고 이후 왕위를 차지할 때, 세종의 아들들은 세조 지지파와 단종 지지파로 갈린다. 세종과 소헌왕후는 장남 문종과 차남 수양대군(세조) 외에 여섯 아들을 뒀는데, 그중 다섯째 광평대군과 일곱째 평원대군은 세종 생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고, 수양대군의 강력한 라이벌이던 삼남 안평대군은 계유정난 때 귀양을 갔다가 사약을 받아 죽는다. 남은 수양대군의 친형제는 넷째 임영대군과 여섯째 금성대군, 그리고 막내 영응대군. 임영대군은 계유정난에 동참하며 세조를 지지, 그가 죽을 때까지 보좌했고, 늦둥이 막내였던 영응대군도 수양대군의 편에 선다. 수양대군의 누나 정의공주의 남편 안맹담 역시 계유정난에 협조해 공신이 된다. 결국 단종이 쫓겨난 이후 단종 복위를 꾀했던 세종의 적자는 금성대군이 유일하다. 그리고 단종을 돌봤던 혜빈 양씨와 그 아들들인 한남군, 수춘군, 영풍군 등이 단종 복위를 도모했다. 

금성대군이 다른 친형제들과 달리 단종 복위를 꾀한 것은 혜빈 양씨처럼 어린 단종과 가까운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이 세자 문종과 함께 궁궐을 비울 때면 어린 세손 단종을 금성대군 사저에 맡겼던 것을 보면 이들 숙부-조카 사이의 친밀함을 유추할 수 있다. 금성대군은 계유정난 이후 사육신 단종복위운동에 연루돼 순흥(경북 영주)에 유배되었다가 순흥부사 이보흠과 함께 단종 복위를 꾀하게 된다. 이때 재미난 건 이보흠이 거사의 성패를 가늠하며 금성대군의 관상을 봤다는(네가 킹메이커가 될 상이냐?) 민담이 전해진다는 것. 금성대군의 관상이 실패할 상으로 보였던지 고발하며 거사는 실패하게 된다. '왕과 사는 남자'에서 금성대군으로 특별출연한 이준혁의 얼굴이라면 성공할 상으로 보였을 것 같은데··· 하는 게 개인적 생각. 

왕과 사는 남자 한명회를 연기한 배우 유지태, 사진제공=쇼박스 

#정점의 권력 누린 한명회, 그러나 씁쓸한 말로 

'왕과 사는 남자'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는 조선 전기 대표적인 권신으로 유명하다. 한명회는 명문가 출신이지만 과거시험에 여러 번 낙방해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음서(고위 관료의 친족을 과거 없이 관리로 임용하는 제도)로 경덕궁 관리라는 말단직을 맡게 된다. 이후 수양대군의 책사가 되어 계유정난의 살생부를 작성하는 등 능력을 발휘하여 일등공신이 되고, 영의정 등 각종 고위직을 맡았다.

또한 딸 둘을 각각 예종과 성종에게 시집보내 조선시대 유일무이하게 두 명의 왕의 장인이 되는 호사까지 누린다. 그러나 셋째 딸 장순왕후는 남편 예종이 세자일 때 세자빈 신분으로 아들을 낳고 며칠 만에 죽어 생전에 왕비가 되지 못했고, 그 아들 인성대군 또한 어린 나이에 요절한다. 넷째 딸은 젊은 나이에 죽은 세조의 장남 의경세자의 둘째아들인 자을산군과 혼인했는데, 이후 자을산군이 예종의 어린 아들 제안대군이나 친형 월산대군을 제치고 왕위에 올라 성종이 되었던 것엔 권신 한명회의 사위라는 점도 유효했다. 하지만 성종의 비가 된 공혜왕후가 자식 없이 17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며 한명회는 두 왕의 장인은 되었으되 왕의 외조부는 되지 못한다. 게다가 사후 연산군의 갑자사화(폐비 윤씨 관련된 숙청사건)에 연루돼 무덤에서 시체가 꺼내어져 목이 베이고 해골이 부서진 채 길거리에 내걸리는 부관참시를 당하게 된다(영화 '관상'에서 관상가 내경이 한명회에게 했던 그 예언!). 

한편 오늘날 서울 부촌의 대명사인 압구정 또한 한명회에게서 비롯됐다. 지금의 압구정동에 자신의 호 압구정(狎鷗亭)을 딴 정자를 짓고 여가를 즐겼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정치 판도뿐 아니라 부동산을 보는 눈도 선견지명이 있었는지도. 


#한명회를 맡아온 걸출한 연기파들

계유정난의 주인공 수양대군에게 장자방이라 불리었던 책사인 만큼, 한명회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요하게 그려진 인물이다. 드라마 '고운임 여의옵고'의 오지명, '조선왕조 오백년'의 정진, '파천무'의 주호성, '한명회'의 이덕화, '왕과 비'의 최종원, '왕과 나'의 김종결, '공주의 남자'의 이희도, '뿌리깊은 나무'의 조희봉, '인수대비'의 손병호 등 연기로 이름난 이들이 한명회를 맡아왔다. 그러나 2013년 '관상'으로 수양대군이 이정재가 되었듯, 한명회는 김의성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한명회는 수양대군의 책사로 책략을 꾸미는 이미지와 칠삭둥이라는 기록으로 대체로 볼품없는 체형에 비열한 이미지를 풍기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왕과 사는 남자'의 유지태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키가 크고 잘생겼다는 역사적 기록에 근거한 한명회를 맡아 우람한 피지컬로 눈길을 끈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길고 긴 고정관념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 모양.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몽유도원도'는 안견이 그린 산수화를 소재로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의 대립을 그릴 예정인데, 여기서 한명회를 '파국이' 김병철이 맡았다고 한다. 


#세조의 죗값, 자식들이 받았나

'왕과 사는 남자'엔 세조가 등장하지 않지만, 세조가 친형인 문종과 조카 단종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분명하다. 세조가 묻힌 광릉에 악플을 달며 뒤늦게 분노하는 사람들에게 말해두자면, 세조는 말년에 자식들을 앞세우며 인과응보를 겪는다. 세조의 적장자 의경세자는 성품이 바르고 온화하며 학문을 좋아했다고 전해지는데, 18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다. 세조의 차남 해양대군이 의경세자 사후 세자로 책봉되어 예종이 되지만, 그 또한 19세의 나이로 죽는다. 이는 단종을 제외하고 조선시대 왕 중 자연사 기준으로는 가장 단명한 왕이라고. 여기에 세조의 유일한 딸인 의숙공주 또한 후사를 보지 못하고 37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다. 형의 외아들을 정당한 명분없이 끌어내리고 결국 죽게 한 죗값이 결국 자신의 자식들에게 돌아온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세조 본인도 심한 피부병으로 이른 나이에 왕위를 양위하고 마지막 날까지 엄청난 고통에 휩싸여 사망했다고 한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65/0000015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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