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해외 실적은 선방...국내 관객 회복은 아직
OTT 공세 속 극장가, '설 특수' 반등 신호탄 될까
"명절에 영화관을 찾는 건 꽤 오래된 일 같아요. 개인적으로 최근 개봉작보다는 넷플릭스에서 보는 드라마나 영화가 더 흥미롭습니다."
극장가의 체감 온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확산으로 한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극장 나들이 풍경은 점차 희미해졌고, 설 명절 연휴마다 기대를 모았던 이른바 '특수' 효과 역시 예년만 못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올 설 명절에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와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 등 기대작이 잇따라 출격한다. 이들 성적표는 올해 영화 산업의 흐름을 읽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 해외·특별관이 살린 실적…국내는 여전히 '냉기'
17일 업계 내용을 종합하면, 국내 영화관 '빅3'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해외 시장과 기술 특별관을 중심으로 수익을 방어한 결과다. 다만 문제는 국내 영화 소비 회복이 여전히 더디고, 상업영화 흥행 공백과 OTT 경쟁 심화가 겹치며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연간 기준 가장 양호한 성적을 낸 곳은 CGV다. 지난해 매출 2조2754억원, 영업이익 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2%, 26.7%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해외 사업과 스크린X·4DX 등 기술 특별관이었다.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 해외 법인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했고, CJ 4DPLEX의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4억58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온기가 국내 극장가까지는 뻗치지 못했다. 국내 매출은 6604억원으로 13%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49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일부 흥행작에 관객이 집중되고, 관람 수요가 OTT와 홈엔터테인먼트로 분산된 영향이다. 외형은 회복됐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가박스는 연간 매출 2674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매출은 8%가량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매출 1002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형 스크린과 고품질 사운드, 팬덤 굿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롯데컬처웍스가 운영하는 롯데시네마 역시 4분기 매출 1284억원, 영업손실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9.7% 증가하며 적자 폭을 줄였다. 해외 대작 흥행과 투자·배급 작품 확대가 주효했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2025년 국내 천만 영화가 부재했고, 일본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기술 특별관 중심 흥행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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