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10번째 황제인 정덕제라는 사람이 있었음

여자도 좋아하고 남자도 좋아하고 엄청 방탕하고 놀기만 좋아하고 그랬지만 그것 외에도..
500년전에 이미 자캐놀이, 부캐놀이를 즐겼던 사람이었음
어떤 자캐를 만들었냐면

'주수'라는 이름의 싸움도 잘하고 멋지고.. 이런 캐릭터를 하나 만들어냄.
그냥 상상 속에서 글쓰기로 끝냈으면 좋았으련만 정덕제는 갑자기...
'주수'라고 하는 자기가 만든 캐릭터한테

직위를 내려버림.
그것도 대장군의 직위를...
그리고 황제의 이름으로 주수에게 북방에 출격해서 전투를 하라고 명령함

황제의 명령을 받은 주수는 '당연히 출정하겠다'라는 답장도 황제한테 보냄.
황제도 정덕제,
주수도 정덕제... 자기가 자기한테 보내는 편지.. 쌩쑈 그 자체
이해못한 신하들이 그만하라니까

반대하는 신하들 감옥에 가둬버림;;;;
그래서 '아 이건 좀 아닌데'라고 생각하던 다른 신하들도 잘못하면 투옥당하니까 아무말도 안 함..
어쨌든 주수가 황제의 명을 받았으니 전투를 하러 가잖아?
그럼 황제자리는 또 몇 달 비어있음
주수가 돌아와서

주수 (a.k.a. 정덕제) : 제가 돌아왔습니다.
하면 황제도 그제서야 황제 자리에 앉아서

정덕제 (본캐) : 수고했다 주수야
이러면서 자화자찬하고, 주수룰 칭찬하는 글도 보내고 쌀이나 돈같은 상품도 보냄 🤷♂️
이뿐만이 아니고, 어느날 평민인 자캐를 만들고 싶었던 정덕제
궁궐 마당에 시장을 똑닮은 세트장을 만들었음

그리고는 신하들한테 시장 상인들을 흉내내라고 함

그러면서 본인은 평민 자캐 컨셉에 맞게 평민옷 입고 평민인 척.. 물건 사는 척 하고, 흥정도 하고..
신하들이 조금이라도 비웃는 표정 짓는다?
바로 태형임.
신하들도 엄근진하게 이 놀이에 어울려줄 수 밖에 없었음.. 졸라 극한직업..
정덕제는 많은 자캐 빙의 놀이를 계속 즐겼음. 그러다가 '반란범을 잡는 무예가 뛰어난 캐릭터' 컨셉 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지게 됨.

물에 빠진 후에 감기에 걸렸었나.. 폐병에 걸렸었나.. 아무튼 물에 빠져 얻은 병으로 인해 죽게 됨..
그 때 그의 나이 만으로 29세..
유언은 "너넨 나처럼 살지 말도록 해라"
진짜 독특하고 황제로서의 자격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그래서 명나라 4대 암군으로 뽑히기도 하더라고..)
참고: 톰 필립스, 『인간의 흑역사』, 윌북,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