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맞불 관세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관계자의 분석이 나왔다.
트로이 스탠가론 전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국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협을 가할 때 목적을 명확히 하는 패턴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을 쿠팡 사태와 섣불리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 기고문을 통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력을 쿠팡 이슈와 연결시키는 ‘외부 세력(outside parties)’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국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지연하고 있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종전과 같은 25%로 상향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탠가론 전 국장은 “EU가 투명성 규정 위반으로 X(옛 트위터)에 벌금을 부과했을 때, 미국은 항의의 표시로 소수의 유럽인에게 여행 제한 조치를 취하는 데 그쳤다”며 “쿠팡에 벌금이 부과될 경우에도 유사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 행정부는 보복 조치를 취하겠지만, 현재 예고된 관세보다는 절제된 수준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기 디지털세 문제를 두고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뒤, 캐나다가 한 발 물러나자 회담이 재개된 일이 있다”며 “만약 쿠팡 이슈가 이번 관세 인상 (협박)의 진짜 원인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캐나다 사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를 분명히 밝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최근 X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세 관련 SNS 게시물과 함께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올린 데 대해선 두 사안을 연결시키는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탠가론 전 국장은 “해당 게시물은 법사위원장이 백악관에 ‘쿠팡 이슈를 관세와 연결시켜야 한다’고 보내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 전체의 견해가 아닌 해당 의원 개인의 견해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하원 법사위원회의 ‘쿠팡 차별’ 관련 청문회의 경우, 즉각적인 후속 조치가 나오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미국 상장 기업인 쿠팡을 보호하려고 해도 ‘차별’이라는 기준에 대해 균형 있는 정의를 내리는 데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탠가론 전 국장은 “법사위원회의 목표는 차별적인 외국 규제 및 집행 조치로부터 미국 기술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안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하반기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고 현재 의회의 입법 능력을 고려할 때, 이 문제와 관련된 새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쿠팡Inc 이사회 멤버인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 지명에 따른 영향을 우려하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연준은 쿠팡 분쟁에 아무런 역할이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워시는 쿠팡 이슈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다른 행정부 관리들은 쿠팡에 유리한 결과를 내기 위한 로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어느 행정부에서나 일어나는 정상적인(normal) 일”이라고 전했다. 베센트 재무장관과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는 모두 쿠팡의 주요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멘토로 두고 있는 사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601146?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