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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잇단 메달’ 스노보드, 그 뒤에 불교의 힘?…‘달마 키즈’ 키운 호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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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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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이 올림픽 출전 전 찾아온 유승은 선수와 함께 합장하고 있다. 유 선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호산스님을 중심으로 불교계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달마배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해 김상겸, 유승은 등 한국 동계올림픽 선수들을 후원해왔다. [호산스님 제공]






메달 불모지였던 스노보드에서 이처럼 메달을 줄줄이 캘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 스노보더들의 성장을 뒤에서 후원하고 키워온 불교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스노보드와 불교계를 이어주는 인연의 중심엔 ‘스노보드의 대부’로 불리는 호산스님(61)이 있다.


호산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의 주지스님이다. 그는 12일 연합뉴스에 대표 선수들의 잇단 선전과 관련해 “우리 선수들이 모두 너무 애를 많이 썼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이번 대회 한국 첫 메달이자 한국의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을 딴 김상겸(37·하이원)과 빅에어에서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선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유승은(18·성복고), 한국 스키 첫 금메달의 주인공 하프파이프 최가온(18·세화여고) 등을 포함해 우리 스노보드 대표 선수 중 상당수는 ‘달마 키즈’이자 ‘호산스님 키즈’다.


불교계는 호산스님을 중심으로 지난 2003년부터 20년 넘게 ‘달마배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하며, 이들 선수를 후원해왔다.


1980년 출가한 호산스님이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부터다. 호산스님은 봉선사 인근 스키장에서 무사고 기원 기도를 부탁받고 갔다가 스키장 이용권을 받게 됐다. 그렇게 처음 간 스키장에서 스노보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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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이 12일 인터뷰 후 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호산스님을 중심으로 불교계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달마배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해 김상겸, 유승은 등 한국 동계올림픽 선수들을 후원해왔다. [남양주=연합뉴스]





보드 타는 사람이 별로 없던 그 당시, 스님이 보드 타는 아이들에게 ‘왜 타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보드는 스키와 달리 앞뒤가 따로 없어서 더 자유롭게 탈 수 있고, 보드를 탈 때면 속박에서 벗어나 늘 자유를 느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님은 그 ‘자유’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불교에서도 생사해탈(生死解脫)의 자유를 추구하고,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 출가했기 때문에 스노보드 타는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른 무렵 스님은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짜장면, 탕수육도 사주며 함께 스노보드 ‘수행’을 했다.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고, 그들이 어렵게 훈련하는 이야기도 들으며 작은 도움이 되고자 스노보드 대회를 만들었다. ‘달마배’라는 이름은 선수들이 직접 지었다.


“국내에선 스노보드 훈련할 곳이 없어서 전지훈련 비용이 많이 들어요. 선수들이 겨울엔 연습을 해야하니 정식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워 식당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을 하면서 돈을 모아 훈련을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우리가 대회를 열어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상금 등 대회 비용은 호산스님이 여러 스님에게 도움을 요청해 마련했다.스노보드 용품 업체나 대기업에서도 힘을 보탰고, 2016년부터는 조계종 차원에서 나서 후원을 한다.


처음엔 단순히 선수들을 돕기 위한 대회로 시작했던 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출전을 위한 포인트가 인정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대회로 커졌다.


한 번 개최에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드는, 그것도 비인기종목 대회를 쭉 이어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스님은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고 했다.


“전국체전 같은 대회는 엄숙하기도 하고, 입상한 선수들 위주라 시상식 때 다른 선수들은 다 집에 가죠. 그런데 우리 대회는 입상한 선수나 아닌 친구나 시상식을 제일 좋아합니다. 행운권 추첨도 있고 상품도 나눠주고 다같이 뷔페 식사도 해요. 달마배 출전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거죠.”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스키 첫 메달을 딴 이상호를 비롯해 김상겸, 이채운, 정해림, 김호준 등 많은 스노보더가 달마배, 그리고 호산스님과 인연을 맺었다.


호산스님과 불교계의 후원은 선순환으로도 이어져 후원을 받은 선수들이 자라서 대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하고, 후배 육성을 위해 후원금을 보태기도 한다. ‘스포츠 포교’ 덕분인지 상당수 스노보드 선수가 불자다. 


스님은 지금은 주지의 소임과 수행을 겸하느라 보드 탈 시간이 거의 없지만 달마배 대회를 비롯해 1년에 한두 번은 스키장을 찾는다. 예순의 나이에도 최상급자 코스에서 스노보드를 탈 정도로 몸이 보드를 기억한단다.


올해도 동안거(겨울철 집중수행)가 끝나면 스키장을 찾을 생각이다.


특히, 올해 달마배 대회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함께 하는 일종의 ‘올림픽 뒤풀이’처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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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달마배 대회에서 하프파이프 경기 선보이는 호산스님. [연합뉴스]





김광태 기자



https://v.daum.net/v/20260213173246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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