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방시혁과 과즙세연 [최훈민의 심연]
4,281 17
2026.02.13 14:57
4,281 17



지난해 12월 말쯤 "하이브가 뉴진스 멤버 다니엘을 내쫓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썼다. 그 기사를 보고 여럿이 연락을 해 왔다. "기사 톤이 완전 민희진에게 도움되는 것 같던데 이상한 사람 편을 왜 드냐"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연락해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도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에 놀아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왜냐면 딱 한 가지 사실만 알아도 하이브가 하고 있는 모든 언론 플레이가 헛소리라는 게 증명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24년 4월22일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 민희진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정황이 드러났다"며 내부 감사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그 직후 벌어진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는 굉장했다. 감사 과정에서 취득된 민희진의 카카오톡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너 민주당 왜 뽑았어. 뽑을 당이 없으면 투표하지 말아야지"라는 내용부터 "무당 경영"이라는 자극적인 문장과 단어가 온 언론을 도배했다.


이른바 '악마화'가 이뤄진 것이었다. 누군가를 끌어내릴 땐 악마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일단 악마화가 되면 "쟤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니까 이상한 짓을 했을 거야"라는 손쉬운 인식을 대중에게 심을 수 있다. 더군다나 연예계 언론사를 휘어 잡고 있는 하이브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총공세였다.


악마화에 파묻힌 이 사건에서 자극적인 단어 사이로 하이브가 밀고 있던 문장은 간단했다.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였다. 쉽게 말해 "민희진이 이렇게 이상한 사람이니까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했다는 우리의 주장을 믿어주세요"였다. 김앤장 호위까지 받으며 하이브는 그렇게 달렸다.


내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다름 아닌 아주 기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민희진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자. 근데 민희진이 경영권을 탈취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긴 하고?" 간단한 숫자가 궁금해서 어도어 지분 구성을 찾아봤다.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희진이 18%, 기타 2%로 구성돼 있었다.


애초 민희진 할아버지가 와도 경영권 찬탈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이 세상에 18% 지분으로 80% 지분을 가진 모기업을 제치고 경영권을 찬탈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기나 한가. 그런 건 없다. 세계 최고 부자 빈 살만이 와도 안 된다. 그런데 내게 전화를 건 사람들 가운데 이걸 찾아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12일 민희진과 하이브의 법정 싸움이 처음 결론 났다. 민희진의 완승이었다. '주식 매매 대금 청구 소송'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 같은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어 보자면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는 하이브 주장은 말이 안 된다"로 요약된다. 재판부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민희진의 경영권 찬탈은) 실행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했다. 난 이 문장을 판사가 에둘러 하이브와 김앤장에 "이 재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조롱한 것으로 들렸다.


이건 기초적인 수준의 논리 감각만 있어도 할 수 없는 주장이다. 민희진이 진짜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면 뉴진스를 데리고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찬탈하면 뉴진스가 민희진이 지배하는 어도어 소유가 되는데 대체 뉴진스를 왜 데리고 나간다는 말인가. 민희진이 뉴진스에게 템퍼링을 했는지 난 알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민희진이 템퍼링을 했다면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려고 했다는 하이브의 논리는 아예 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어도어의 유일한 소속 가수가 뉴진스인데 그냥 데리고 나가면 되지 껍데기 회사 경영권을 가져서 뭐 하나.


누군가 내게 2024년 7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휴대전화 메시지 내역을 준다면 난 장담하건대 세계가 놀랄만한 희대의 러브 스토리를 작성할 자신이 있다. 인터넷 BJ가 세계 최고 K-팝 그룹의 '대부'와 LA를 활보했던 그때의 모든 정황이 메시지 내역에 고스란히 들어있을 테니까. 근데 입수한다 하더라도 쓰진 않았을 거다. 왜냐면 방 의장이 해야 할 일은 K-팝 그룹을 잘 키워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 의장이 과즙세연을 만나든 육즙세연을 만나든 그건 본질과 아무 상관이 없다.


최훈민 기자 jipchak@imaeil.com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0997006

목록 스크랩 (0)
댓글 1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임프롬X더쿠🧡] 아마존 1위* 뽀얗고 촉촉한 피부를 위한 🌾라이스 토너🌾 체험단 (50인) 155 00:08 2,2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56,59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676,10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42,77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74,45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4,02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6,17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5,86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23,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09,4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8,734
모든 공지 확인하기()
408840 기사/뉴스 [단독] 지귀연 판결문 "김용현이 주도"‥'우두머리'보다 '2인자' 죄 무겁다? 5 09:24 126
408839 기사/뉴스 [단독] "복면 씌우고 포박" 제2수사단 '예행연습'까지‥고문 의혹 실체 인정 1 09:22 219
408838 기사/뉴스 '그것이 알고 싶다' 유일한 내란 계획서? 노상원 수첩 속 비밀 그리고 '노아의 홍수' 추적 1 09:21 121
408837 기사/뉴스 [단독] 김세정, FA 된다…'10년 동행' 젤리피쉬 계약만료 코앞 2 09:21 283
408836 기사/뉴스 "코스피 7900 간다, 조정 받아도 5000선"…외국계 IB도 '칠천피' 시나리오 09:20 128
408835 기사/뉴스 [올림픽] 100년 넘은 '금녀' 종목 노르딕복합 퇴출 위기 1 09:18 517
408834 기사/뉴스 ‘레이디 두아’, 신혜선이 완성한 진짜 같은 가짜 [서지현의 몰입] 2 09:15 237
408833 기사/뉴스 액션은 '굿', 멜로는 '굿바이' (휴민트 ★ ★☆) 3 09:11 251
408832 기사/뉴스 [속보]코스피, 사상 첫 5700선 돌파 32 09:05 1,886
408831 기사/뉴스 전현무, '두쫀쿠' 유행 끝낸다…난장판 현장 포착 (나혼산) 19 09:00 2,022
408830 기사/뉴스 K팝 인기 男가수, 2022년생 혼외자 존재…금전적 지원 121 08:48 17,760
408829 기사/뉴스 트럼프, 오바마 '외계인 존재' 발언에 "해선안될 기밀누설" 공격 8 08:40 1,212
408828 기사/뉴스 "집·차·여자는 보수하기 전까지 추해"…안선영, 비판 댓글 '삭제' 논란 34 08:39 3,842
408827 기사/뉴스 ‘레이디 두아’ 신혜선, 진짜와 가짜를 넘나든 ‘천의 얼굴’ [SS스타] 1 08:31 523
408826 기사/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7주년 축제 시작된다 1 08:29 384
408825 기사/뉴스 “日서 홍콩 관광객 폭행당해”…中, 또 ‘일본 가지 말라’ 경고 7 08:29 861
408824 기사/뉴스 [단독]고수, 중국 원작 드라마 '나인 투 식스' 주연 14 08:28 2,252
408823 기사/뉴스 한국 피겨, 또 메달은 무산됐지만…아쉬움 속 희망 봤다 [올림픽] 5 08:21 1,371
408822 기사/뉴스 '톱10 달성' 이해인, 경기 후 빙판에 누워 기쁨 만끽... "내 자신 칭찬해주고파" 11 08:21 2,446
408821 기사/뉴스 “사람 패서 빨간 줄→타국 도피?” ‘40만 유튜버’ 명예영국인, 충격 루머에 칼 빼들었다 8 08:21 2,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