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방시혁과 과즙세연 [최훈민의 심연]
3,821 16
2026.02.13 14:57
3,821 16



지난해 12월 말쯤 "하이브가 뉴진스 멤버 다니엘을 내쫓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썼다. 그 기사를 보고 여럿이 연락을 해 왔다. "기사 톤이 완전 민희진에게 도움되는 것 같던데 이상한 사람 편을 왜 드냐"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연락해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도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에 놀아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왜냐면 딱 한 가지 사실만 알아도 하이브가 하고 있는 모든 언론 플레이가 헛소리라는 게 증명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24년 4월22일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 민희진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정황이 드러났다"며 내부 감사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그 직후 벌어진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는 굉장했다. 감사 과정에서 취득된 민희진의 카카오톡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너 민주당 왜 뽑았어. 뽑을 당이 없으면 투표하지 말아야지"라는 내용부터 "무당 경영"이라는 자극적인 문장과 단어가 온 언론을 도배했다.


이른바 '악마화'가 이뤄진 것이었다. 누군가를 끌어내릴 땐 악마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일단 악마화가 되면 "쟤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니까 이상한 짓을 했을 거야"라는 손쉬운 인식을 대중에게 심을 수 있다. 더군다나 연예계 언론사를 휘어 잡고 있는 하이브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총공세였다.


악마화에 파묻힌 이 사건에서 자극적인 단어 사이로 하이브가 밀고 있던 문장은 간단했다.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였다. 쉽게 말해 "민희진이 이렇게 이상한 사람이니까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했다는 우리의 주장을 믿어주세요"였다. 김앤장 호위까지 받으며 하이브는 그렇게 달렸다.


내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다름 아닌 아주 기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민희진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자. 근데 민희진이 경영권을 탈취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긴 하고?" 간단한 숫자가 궁금해서 어도어 지분 구성을 찾아봤다.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희진이 18%, 기타 2%로 구성돼 있었다.


애초 민희진 할아버지가 와도 경영권 찬탈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이 세상에 18% 지분으로 80% 지분을 가진 모기업을 제치고 경영권을 찬탈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기나 한가. 그런 건 없다. 세계 최고 부자 빈 살만이 와도 안 된다. 그런데 내게 전화를 건 사람들 가운데 이걸 찾아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12일 민희진과 하이브의 법정 싸움이 처음 결론 났다. 민희진의 완승이었다. '주식 매매 대금 청구 소송'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 같은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어 보자면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는 하이브 주장은 말이 안 된다"로 요약된다. 재판부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민희진의 경영권 찬탈은) 실행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했다. 난 이 문장을 판사가 에둘러 하이브와 김앤장에 "이 재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조롱한 것으로 들렸다.


이건 기초적인 수준의 논리 감각만 있어도 할 수 없는 주장이다. 민희진이 진짜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면 뉴진스를 데리고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찬탈하면 뉴진스가 민희진이 지배하는 어도어 소유가 되는데 대체 뉴진스를 왜 데리고 나간다는 말인가. 민희진이 뉴진스에게 템퍼링을 했는지 난 알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민희진이 템퍼링을 했다면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려고 했다는 하이브의 논리는 아예 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어도어의 유일한 소속 가수가 뉴진스인데 그냥 데리고 나가면 되지 껍데기 회사 경영권을 가져서 뭐 하나.


누군가 내게 2024년 7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휴대전화 메시지 내역을 준다면 난 장담하건대 세계가 놀랄만한 희대의 러브 스토리를 작성할 자신이 있다. 인터넷 BJ가 세계 최고 K-팝 그룹의 '대부'와 LA를 활보했던 그때의 모든 정황이 메시지 내역에 고스란히 들어있을 테니까. 근데 입수한다 하더라도 쓰진 않았을 거다. 왜냐면 방 의장이 해야 할 일은 K-팝 그룹을 잘 키워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 의장이 과즙세연을 만나든 육즙세연을 만나든 그건 본질과 아무 상관이 없다.


최훈민 기자 jipchak@imaeil.com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0997006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형광끼 없이 트렌디한 멀멀 컬러로 재탄생한 3세대 워터틴트!✨ 오아드 슬레인 파우더믹싱 워터틴트 442 02.12 18,10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87,9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76,48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90,43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881,36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0,74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9,81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9,7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19,9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499,9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67,68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1615 유머 박명수 이날 수민씨랑 헤어져서 미친 거래.jpg 22:05 181
2991614 이슈 TWS (투어스) 내 두쫀쿠 누가 먹었어여?! | '다시 만난 오늘' (투쫀쿠 ver.) 22:05 22
2991613 유머 내친구 지갑 프라이탁인데 잃어버렸거든. jpg 3 22:04 574
2991612 유머 1인당 1억 원 OO 지원금, 받으시겠습니까?.jpg 12 22:03 345
2991611 정치 헌재 "재판소원, 위헌·사법권 독립 침해 주장 헌법상 근거 없어" / 헌재, '재판소원은 4심제' 대법 향해 "본질과 현상 혼동" 2 22:02 56
2991610 이슈 영화 코코 한줄평 甲 5 22:02 716
2991609 정치 장동혁 "한동훈, 이제 당원 아닌 분…언급 않겠다" 22:02 33
2991608 이슈 집대성(유튜브)에 한회차 음식 ppl넣으려면 필요한 비용 = 5500만원 11 22:02 917
2991607 이슈 롯데 자이언츠 이번 사태에 화가 잔뜩 난 팬들 근황 22:01 538
2991606 유머 인간은 딱따구리에게 잔인하다 2 22:01 200
2991605 이슈 [LOL] LCK컵 플옵 2라운드 대진표 확정 1 22:01 190
2991604 이슈 신세경 인스타 업뎃 22:01 262
2991603 이슈 '아빠 어디가' 윤후랑 스테이씨 시은 동생(박남정 둘째 딸)이 함께 나오는 연프ㅋㅋ 2 22:00 704
2991602 유머 아빠 나 다리 아파 2 21:58 807
2991601 이슈 애인이 전세사기당햇어요 9 21:57 1,336
2991600 유머 고모의 조언 2 21:55 644
2991599 이슈 키키 404 챌린지 with 투어스 지훈 21 21:55 593
2991598 기사/뉴스 "HBM 설계도 내놔라"…ITC, 도 넘은 韓 압박 23 21:54 1,001
2991597 유머 100원에 산다는데 공짜로 여러개 모아서 주고 싶은 구매글 5 21:54 1,193
2991596 이슈 양치할 때 입천장도 닦는다 VS 안 닦는다 51 21:53 1,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