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설 명절 연휴와 겹쳐…5년만
현장에선 "초콜릿 찾는 손님 없어요" 푸념
밸런타인데이(2월14일)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같은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2021년 이후 5년 만에 설 명절 연휴와 겹치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탓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는 매년 1분기마다 손에 꼽히는 대목이다. 2월 초부터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 초콜릿과 캔디 매대가 전면에 배치되고, 행사 상품이 빠르게 소진되는 특수를 누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14일이 토요일인 데다 18일까설의 설 연휴와 이어지면서 업계 우려가 커졌다.
설 명절과 겹치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아예 건너뛰는 소비가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귀성·차례 준비, 명절 선물 구매 등 필수 품목에 지출이 집중되면 초콜릿·캔디 등 기념일 소비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도 "올해 밸런타인데이는 설 명절에 잡아먹혔다는 말이 나온다"며 "캐릭터 협업 등 프로모션을 하곤 있지만, 예년 수준 특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통가는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협업, 고강도 할인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편의점의 경우 GS25가 3월 화이트데이까지 두 달간 'GS25 달콤페스티벌'을 운영한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선물 세트를 비롯해 캐치티니핑, 옴팡이, 울트라맨 등 인기 캐릭터 상품이 총출동했다. CU는 스누피, 포켓몬 등 캐릭터와 협업해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굿즈를 대거 선보인다. 세븐일레븐도 헬로키티, 위글위글 등 120여 종의 상품과 함께 텀블러, 파우치 등 일상 굿즈를 강화했다.
대형마트도 대목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14일까지 '밸런타인데이 기획전'을 열고 초콜릿 220여종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인기 캐릭터 '잔망 루피'와 협업한 이마트 단독 상품도 12종 선보인다. 롯데마트 역시 '롯데 아몬드 초코볼 액막이 기획' 등 전통문화를 모티브로 한 패키지 디자인에 액막이 명태 스티커를 함께 제공하는 이색 상품을 기획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선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않다는 전언이다. 서울 중구 한 편의점 점주는 "작년만 하더라도 편의점 앞에 초콜릿 진열대를 따로 빼고 발주 수량을 크게 늘려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며 "올해는 체감상 밸런타인데이 수요가 없다시피 하다. 관련 상품도 최소한만 들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도 "일부 캐릭터 상품들이 꾸준히 나가긴 하지만, 초콜릿만 두고 본다면 평소와 다를 바 없다"며 "오히려 두바이 디저트나 전이 담긴 명절 도시락을 찾는 손님이 더 많다"라고 평가했다. 일선 대형마트도 초콜릿 제품들 대상으로 1+1 등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지만, 이용객들은 별도로 만들어진 설 명절 선물 세트 코너에만 몰리는 상황이다.
백화점 등에서는 설 명절과 연계해 '설렌타인데이' 마케팅에 나섰지만, 업계는 2021년과 같은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는 명절 선물에 초콜릿과 디저트를 덧붙이자 일부 백화점 디저트 선물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90% 급증하는 등 설렌타인 마케팅으로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올해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선택적 소비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절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념일 지출까지 병행하기에는 소비 여력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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