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이 담긴 회고록으로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힌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쪽에게 7천만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2일 5·18 단체 4곳과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회고록을 펴낸 전씨의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씨의 사망으로 전씨에 대한 소송은 부인 이순자씨가 이어받았다. 앞서 항소심에서는 전씨 쪽이 5·18단체 4곳에 각 1500만원, 조영대 신부에게 1천만원 등 7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는데, 전씨 쪽은 이 돈을 2022년 10월 피해자 쪽에 전액 지급한 뒤 상고를 이어갔다.
5·18 단체 등은 전씨가 지난 2017년 4월 대통령 퇴임 30년을 맞아 펴낸 회고록에 허위사실이 담겨있다며 같은해 6월 출판·배포 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정신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은 폭동이며 헬기 사격은 없었다면서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2018년 9월 “전두환은 역사적 평가를 반대하고, 당시 계엄군 당사자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변명적 진술을 한 조서나 일부 세력의 근거 없는 주장에만 기초해 5·18 발생 경위, 진행 경과에 대해 사실과 다른 서술을 해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7천만원의 배상과 회고록에 담긴 허위 내용을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1980년 5월21일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표 직전 일어난 장갑차 사망사건이 계엄군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의 회고록의 허위 부분을 추가로 인정했다. 그동안 신군부 쪽은 시민군의 장갑차가 계엄군을 치어 군의 발포 원인이 됐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대법원도 전씨 쪽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하고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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