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석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이 정청래 당대표를 평가한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수석최고위원이던 정 대표는 스스로를 '당대포'로 지칭하며 강성 발언으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당대표 당선 이후 최근 행보는 '당청 원팀'이라기보다 '당청 갈등'으로 당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과 지지층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된 마당에 집권여당 대표가 연일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는 탓이다. 여당 내에선 '고집을 넘은 아집'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정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도 '거친 정치'의 대표 인사로 꼽힌다. 정 대표의 강성 이미지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되며 당내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당의 대포가 되겠다"며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당대포에서 당대표로 '점하나' 찍어 달라."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을 향한 정 대표의 호소였다. 대의원 표심에서 뒤쳐졌지만, 권리당원 표심에서 압승하며 이재명정부 '첫' 여당 대표가 됐다. 하지만 최근 정 대표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포구(砲口)의 범위는 야당 뿐만 아니라 어쩐지 이 대통령도 사정권 내 포함된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당권 연임을 포석에 둔 '1인1표제' 강행 △최고위원들조차 패싱했다는 논란을 산 '합당 제안' △이 대통령이 필요시 유지하자고 했으나 정작 당에서 강행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2차 종합특검 추천 인사에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를 맡은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한 것 등이 최근 논란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 당 지도부에서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연루된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김 전 회장 변호를 맡았다. 정 대표는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이 최고위원이 정 대표에 전 변호사를 추천하겠다는 보고가 있었을 것이고, 정 대표도 전 변호사의 변호 이력을 몰랐을리 없다는 게 최근까지 만난 의원들의 반응이다.
정 대표의 이같은 무리수의 최종 목적지는 당대표 연임을 통한 다음 총선에서의 공천권, 이를 통한 자기 세력 재편이라는 게 일부 의원들의 공통된 의구심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1인1표제, 합당 등을 급진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당권 연임을 통한 총선 공천권을 쥐어야한다는 다급함에서 발현된 초조함이자 자기 세력이 없다는 불안함이 깔려있는 것"이라며 "다음 총선 때 공천권을 쥐고 자기 세력 아닌 사람들을 물갈이 해 운동권 출신으로 채워넣으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인 '정청래 체제'가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을 향해 "당대포에서 당대표로 '점하나' 찍어 달라"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호소가 엊그제다.
그러나 전 당원 1인1표제가 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한 직후 "계파는 해체될 것"이라고 했다. 마치 이 대통령을 향한 선전포고의 뉘앙스가 짙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제1야당과의 대화는커녕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당대포'를 자임했던 정 대표의 포구가 대통령을 향하는 모양새에 민주당의 혼란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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