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도 웃고, 동생도 웃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남매가 각각 트레이더스와 백화점을 통해 내수 침체 파고를 넘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 간 계열분리 계획 발표 이후 2년여가 지나면서, 두 남매 회장의 독립·책임경영 기조가 지난해 실적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날 이마트는 지난해 순매출(총매출에서 특정매입 원가를 뺀 매출, 이하 매출) 28조9704억원, 영업이익 3225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7년 만의 최대치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7배 가까이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4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7조원에 가까운 매출과 4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누계 순매출은 6조9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6%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고물가로 인한 내수부진과 네이버 참전에 따른 치열해진 경쟁상황에서 정용진·유경 남매 회장 모두 실적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이마트의 경우, 트레이더스가 고물가 국면에서 맞춤형 고객 유인 채널로 빠르게 자리를 잡은 점이 주효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총매출 3조8520억원, 영업이익 129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5%, 39.9%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신규 출점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개점한 마곡점(2월)과 구월점(9월)은 모두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올해도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을 통해 지속 성장 흐름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정용진 회장의 의지다.
동생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백화점 리뉴얼 등 공간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 결실이 작년 4분기부터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에 더 큰 기대가 모아진다.
해당 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337억원, 영업이익은 1725억원. 전년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66.5% 끌어올렸다. 백화점 사업은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이 18.6% 급증했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은 지속적인 공간 리뉴얼로 고객을 유입시키며 3년 연속 거래액 3조원을 돌파, 국내 백화점 점포 매출 1위 위상을 지켜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비수도권 점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2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개점 후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외국인 쇼핑 성지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백화점 13개점 합산 기준(아울렛, 쇼핑몰 제외)으로 외국인 매출액이 70% 늘며, 연간 6000억원대 중반의 외국인 매출을 올렸다.
이런 기세를 이어 정유경 회장은 하우스오브신세계 지식재산권(IP) 확장, 럭셔리 수요 흡수 등 내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익성 개선 모멘텀 발굴과 실행에 집중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24년 10월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 간 계열분리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라는 두 상장사의 단일 최대주주로서 각자의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지분 45.6%, 24.4%를 보유 중인 SSG닷컴에 대한 지분 정리가 끝나면 완전한 계열분리와 함께 책임경영 기조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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