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메아리] ‘김보름 사건’ 8년이 지났지만…
2,342 12
2026.02.11 17:36
2,342 12

 

SzAlQq



돌이켜보면 ‘평창’은 거저 찾아온 영광은 아니었다. 조직위원회와 지역민의 노력도 눈물겨웠지만, 동계 종목 불모지의 불리함을 근성으로 메운 ‘겨울 올림피언’들의 도전이 쌓아올린 금자탑이기도 했다. 몬트리올 양정모(하계 첫 금)보다 알베르빌 김기훈(동계 첫 금)을 본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일까? 동계올림픽의 알싸한 환희는 하계대회의 화끈한 희열 못지않게 선명하다. 나가노 대회 전이경의 네 번째 금, 토리노 진선유·안현수의 3관왕, 밴쿠버를 빛낸 김연아·모태범·이상화 등 동계 팀코리아의 선전은 평창 유치의 밑거름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부끄러운 사건이 평창에서 터졌다는 사실 또한 잊기 어렵다. 미디어가 실마리를 제공하고, 언론과 정치인이 논란을 증폭시켰으며, 그에 고무된 일단의 군중이 선수 한 명을 무참히 매장하려 했던 희대의 ‘집단 가해’. 바로 평창올림픽 팀추월 여자대표팀 왕따 논란이다.

 

 

2018년 2월 19일, 벌써 8년 전이다. 팀추월은 세 명이 트랙을 돌아 최후방 주자의 결승점 진입을 기록으로 인정한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의 대표팀은 8강전에서 노선영 혼자 뒤로 처지는 등 호흡이 맞지 않는 문제를 노출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청자 눈에도 한 명이 따로 달리는 건 어색해 보였는데, 당시 중계진이 “최악의 모습”(캐스터)이라거나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게 해야”(해설자) 한다는 평가를 내리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김보름 기사엔 악플이 수만 개씩 달렸다. 당시 대통령 문재인은 김보름의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축하하며 “메달보다 값진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이상한 사족을 달았다. 대통령이 교훈을 운운한 저격성 발언으로 논란에 앞장섰고, 여러 정치인들이 말을 섞었다.

 

 


진실은 그해 5월 뒤늦게 밝혀졌다. 문체부 감사 결과 선수들은 누구를 따돌리거나 기록을 늦추려는 의도 없이 최선을 다했다. 팀추월 경기 낙오는 타국 대표팀에서도 종종 있던 일이었다. 경기 종반엔 함께 가는 것보다 각자 최선을 다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보름이 겪었을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너무 허무한 결론이었다. 김보름 국가대표 퇴출 청원에 60만 명이 서명하는 등 마녀사냥은 이미 끝난 뒤였다.

 

 

 

김보름 탓을 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방송을 하거나 정치를 하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내뱉고 산다. 그러나 오히려 움츠린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웃는 얼굴을 보이는 것마저 조심스러웠다. 얼음판에 남지 못하고 한 번도 한 적 없는 야구로 예능을 하는 중이다. 이게 그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정의’는 아닐 테다. 팬층이 두꺼우면 얼굴마저 두꺼워지는 기묘한 현상. 김보름 사건 역시 한국적 결말로 정리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저들은 반성할 리 없으니 김보름이라도 보란 듯 잘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그나마 정의에 가까운 결말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14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디즈니·픽사 신작 <호퍼스> '호핑 기술 임상 시험' 시사회 초대 이벤트 119 00:04 5,44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70,95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61,23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76,1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860,27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48,06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8,34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9,7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19,9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498,32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66,0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89745 이슈 [드라마 스프링피버] 1~12회 삼촌이 ~셔? 시리즈 모음집 13:05 33
2989744 이슈 아일릿 안무에 스스로 뉴진스 안무 썼다는 빌리프 1 13:04 252
2989743 이슈 [국내축구] 선수들 사진 찍는데 흐뭇하게 쳐다보는 박길영 감독 13:02 169
2989742 기사/뉴스 이재명 대통령 테러범 고성국TV를 실제 방문했다고 함. 9 13:02 606
2989741 기사/뉴스 외국인 주택거래, 강남 3구·용산 65% '급감'…서울 51%↓ 4 13:02 143
2989740 기사/뉴스 민희진, '아일릿 표절' 의혹 제기 인정 받았다…법원 "정당하다" 결론 [엑's 현장] 1 13:01 322
2989739 기사/뉴스 부천시, 악성 유튜버 ‘개인계좌 후원’ 정조준…국세청과 공조 본격화 1 13:00 180
2989738 이슈 나홍진 감독 신작 <호프> 손익분기점 16 13:00 845
2989737 이슈 민희진이 표절 의혹 제기하니까 뻐큐 짤 올렸던 아일릿 디렉터 11 13:00 1,245
2989736 팁/유용/추천 원덬이 요즘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생각나서 먹고 있는 카페 음료...........jpg 7 12:59 744
2989735 기사/뉴스 '도슨의 청춘일기' 배우 사망, 죽음 직전 마지막 사진 공개[해외이슈] 2 12:59 940
2989734 기사/뉴스 핫게 표절 소식보니 생각나는, 지자체의 가장 치졸한 표절 사건 6 12:59 865
2989733 기사/뉴스 차량 의전 갑질 의혹' 황희찬 측 "허위 사실... 법적 대응 검토" 3 12:59 218
2989732 기사/뉴스 설탕담합 삼양사 “영업관행 전수조사·익명신고 강화” 사과 12:57 97
2989731 기사/뉴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설탕가격 담합…4000억 원대 과징금 2 12:57 185
2989730 이슈 장항준감독 애교갈취사건 해명이 나옴 8 12:55 1,360
2989729 이슈 49세 엄마를 나처럼 꾸며보았다 7 12:55 1,429
2989728 이슈 레딧에서 꼽은 영화 반지의 제왕 최고 명장면 1위.jpg 14 12:55 647
2989727 정치 서울서 민주 44%·국힘 32.3%…정원오 41.1% vs 오세훈 30.2% 9 12:54 264
2989726 기사/뉴스 [속보]국정원 "李대통령 테러범에 유튜버 고성국 영향 확인" 56 12:54 2,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