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현장] 신촌·이대 상권의 몰락…청춘놀이터에서 ‘공실지옥·폐업대기중’으로
1,646 16
2026.02.11 14:44
1,646 1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3057961?sid=101

 

곳곳엔 ‘임대’ 문의…서울 평균 세 배
임대료·환경 변화에 다시 한 번 ‘흔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장사 안 합니다.”

그야말로 초역세권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인도 위로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상권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대형 건물도, 소형 상가도 예외는 없었다. 유리문마다 임대 딱지가 붙어 있었고, 불 꺼진 실내는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임을 증명했다.

지난 9일 오후 1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의 모습이다. 오랜 고생 끝에 자리를 잡아 단골도 제법 늘고 유명한 연예인의 싸인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던 내로라하던 맛집도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긴 어려웠다. 과거 밤낮없이 손님이 몰리던 기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촌역 일대의 침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촌·이대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15.1%로, 여전히 서울 평균의 세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촌 일대는 1990년대부터 젊은 세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주변에 위치한 연세대, 이화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패션, 음식 등 트렌드를 선도했다. 스타벅스(1999년), 투썸플레이스(2002년), 크리스피크림도넛(2004년) 등 유명 프렌차이즈들의 1호점이 모두 이곳에 자리 잡았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입까지 겹치며 신촌 상권은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다.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회자됐는데,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이 재물을 뜻하는 ‘리파(利發·lifa)’의 표현과 유사해 상징적인 방문지로 소비됐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가파른 임대료 상승, 홍대·연남동 등 인근 상권의 급부상, ‘차 없는 거리’ 정책 등으로 인한 접근성 하락 등이 겹치며 유동 인구가 크게 줄었고, 상권 침체가 시작됐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주요 프렌차이즈 1호점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폐점했다.

또한 연세대 신입생의 송도캠퍼스 1년 의무 입주 정책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산 등으로 인해 주 고객층인 젊은 유동인구가 줄며 매출이 빠르게 감소했다. 결국 매출 대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주변 상권으로 옮기거나 폐업을 선택했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중략)

신촌의 메인 거리인 신촌 명물거리로 불리는 구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촌역 사거리에서 메가박스로 이어지는 대로는 점심시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적막했다. 손님이 앉아야 할 테이블은 대부분 비어 있었고, 1층 보다는 2층의 공실률이 눈에 띄게 심각했다.

그나마 낮 시간 문을 연 식당들의 빈 테이블을 채운 것은 손님이 아니라 배달을 위해 대기하는 라이더들이었다. 1층 매장 안에는 70대로 보이는 노년층 손님 한두 명이 전부였다. 점심시간임에도 식당들은 유입이 끊긴 채, 배달 주문에 의존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이대역 일대도 사정은 같았다. 신촌 상권은 ‘드문드문’ 공실이 보이는 수준이었다면 이대 앞은 문을 연 가게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였다. 한때 줄을 서 가며 맛보던 매장들도 문을 닫았고, 정문 앞을 중심으로는 대형 스터디카페와 편의점 몇 곳 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과거 보세 의류와 액세서리, 구두 매장으로 북적이던 뒷골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앞마다 젊은 여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각기 다른 아이템을 착용해보던 풍경은 사라졌고, 문만 덩그러니 열린 채 정적에 잠겨 있었다. 매장 안을 들여다봐도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대역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사장님(50대)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신촌 일대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정도는 돼야 버틸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 이후 꺾인 분위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땅값이 높은 지역이다 보니 건물주들도 임대료를 쉽게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이대역의 한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이대역의 한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가장 큰 문제는 완전히 문을 닫은 공실 보다는,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인 가게들이 더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휴업 점포가 늘어날수록 사실상 상권 전체의 유입 동력이 약화되면서, 정상 영업 중인 가게들까지 매출 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폐업 신고의 이유로는 50만6198명이 ‘사업 부진’을 꼽았다.

쉽게 말해, 통계 보다 자영업자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는 이야기다. 폐업을 결정해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음식점은 대부분 임차 형태로 운영되는데, 임대차 계약 시 ‘원상복구 의무’가 명시돼 있어 주방 설비와 배기 덕트, 가스·전기 시설, 인테리어 등을 철거해야 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계약 기간이 남아 있으면 중도 해지 위약금 등의 부담이 뒤따르고, 권리금을 주고 들어온 자영업자들은 상권 침체로 권리금이 크게 떨어져 폐업과 동시에 손실을 안게 된다. 임대차 계약과 대출·보증 문제까지 겹치면 폐업은 선택이 아니라 결단에 가까워진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책의 공백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제도는 창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거나 폐업 시 정리 비용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원자재비 등 고정비 부담을 완화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폐업 지원이나 대환대출은 이미 무너진 뒤를 수습하는 진통제에 불과하다”며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드는 근본적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성분에디터X더쿠💙] 모공은 채워주고, 피부는 당겨주고! 성분에디터 그린토마토 NMN 포어 리프팅 모공 앰플 체험이벤트 #화잘먹극찬템 #산리오캐릭터즈 굿즈 추가증정 272 00:05 23,36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62,85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51,7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63,46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853,82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46,8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7,41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6,96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6 20.05.17 8,619,9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498,32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63,33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89350 이슈 최초고백!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당한 장영란 눈물의 심경고백 (억대피해, 연예인사기) 18:26 350
2989349 이슈 인천유나이티드 이청용 영입 오피셜 2 18:26 179
2989348 이슈 [케이윌] 전참시에서도 다 못 담은 피규어 총집합 | 털기 시리즈 1 18:26 57
2989347 이슈 [김민경] 설날에 이거 들고 가면 센스 있다는 말 듣습니다 ✨ㅣ컬리 디저트 4종 18:25 236
2989346 이슈 [시즌밥] 유연을 3수에서 꺼내준 단 하나의 도파민 l EP.6 마라 18:25 38
2989345 이슈 [권또또] 나이 60에 셋째 딸이 생겼습니다 18:24 564
2989344 이슈 'Kenshi Yonezu, Hikaru Utada / JANE DOE' Covered by 라잇썸 초원(CHOWON) [SUMPLY] 18:24 22
2989343 이슈 장우영 〈장한량〉 EP.43 | 2026 장한량 그냥 그대로 고! 18:23 41
2989342 이슈 i-dle (아이들) 'Mono (Feat. skaiwater)' LIVE CLIP (Split Screen Ver.) 18:22 35
2989341 유머 막내 하투하 힘들게 인사 하러 올 필요없이 한번에 받겟다고 벽에 매댤려서받음.twt 3 18:22 585
2989340 유머 일본녀 플러팅 실패한 미국인 18:22 560
2989339 이슈 owoon(오운) ‘Favorite depression’ MV Teaser 18:22 16
2989338 정치 Jtbc 친명 감별사 김어준 18 18:21 575
2989337 이슈 미초바 친구 윤주모는 흑백요리사2에서 얼마를 받았을까? 18:21 387
2989336 기사/뉴스 [단독] 박나래, 12일 경찰 출석 연기 요청…안전·건강상의 이유 1 18:21 334
2989335 이슈 [서은광] 켁! 넘 짜! 500원 주지 18:21 46
2989334 이슈 MJ 엠제이 MUSICAL CONCERT ‘The Mission: K’ Behind 18:20 39
2989333 이슈 목소리 진짜 좋은 포레스텔라 고우림이 더빙한 동물의왕국 예고편 4 18:20 147
2989332 이슈 트와이스 지효 JIHYO-log "죠기요" : The 83rd Golden Globes with Moët & Chandon 2 18:19 108
2989331 이슈 [차예련] 양념 걱정 NO! 집에 있는 간장으로 만드는 찜닭 | 차장금 초간단레시피 18:19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