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소득·자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비수도권 청년을 중심으로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한국노동패널(KLIPS)을 분석한 결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백분위 기울기(RRS)’는 0.25로 추정됐다. 소득 RRS가 0.25라는 것은 부모의 소득 순위가 10계단 오르면 자녀의 소득 순위도 평균 2.5계단 오른다는 의미다.
자산의 대물림은 더 뚜렷했다. 자산 RRS는 0.38로 추정됐다. 부모의 자산 순위가 10계단 상승할 경우 자녀의 자산 순위는 평균 3.8계단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보다 자산에서 세대 간 격차가 더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자녀가 부모의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교육 환경과 일자리 여건이 달라지면서 소득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 백분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p) 높았던 반면, 비이주 자녀는 오히려 2.6%p 낮았다.
하지만 이런 ‘계층 이동 사다리’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수도권 출생 자녀가 수도권 내에서 대학과 일자리를 따라 이동한 경우 소득 RRS는 0.06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역에 머문 집단(0.3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비수도권 출생 자녀는 이주집단(0.17)과 비이주집단(0.30) 간 차이(이주효과)가 수도권보다 작았다.
비수도권에서는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비수도권에서 태어난 1971~1985년생 중 부모 소득이 하위 50%였던 경우, 자녀 세대에서도 하위 50%에 머문 비율은 50%대 후반이었다. 그러나 1986~1990년생에서는 이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하위 50%에서 상위 25%로 도약한 비율은 같은 기간 13%에서 4%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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