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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휴민트' 박정민, 잘생김을 만들어낸 집요한 시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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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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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 사진=샘컴퍼니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이 있다. 연기로 외모 조건을 뛰어넘는 매력을 완성하는 배우에게 붙는 표현이다.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대표적이다. 예쁘고 잘생긴 얼굴은 배우에게 분명한 장점이지만, 연기는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영역이다. 그리고 여기, 멋있음과 잘생김을 연기하며 작품에 반전 재미를 더한 배우가 있다. 영화 '휴민트'의 박정민이다.


극 중 박정민은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냉철한 요원이자 순애보적인 남자의 얼굴을 동시에 그려냈다. 강도 높은 액션신이 쏟아지는 첩보물에서 그는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부여했다. 오직 사랑만을 위해 움직이는 박건의 집요한 태도와 흔들림 없는 감정선은 박정민 특유의 밀도 높은 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였고, 이는 영화의 정서적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박건이 그렇게까지 순애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굉장히 이성적이고 훈련이 고도로 된 병사 같은 느낌이었죠. 그런데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사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랑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촬영하면서도 계속 그 목적을 가지고 캐릭터를 끌고 가려고 했어요. 블라디보스토크로 오면서부터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선화라는 걸 염두에 두고 연기했죠."


박정민은 임무나 이념보다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이 먼저인 캐릭터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감정의 방향과 밀도를 세밀하게 조율했다. 액션과 추격이 중심이 되는 상황에서도 박건의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역할이 근사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막상 연기를 준비하니까 마냥 좋아할 만한 역할은 아니더라고요. 준비 과정도 쉽지 않을 것 같았고, 현장에서 고생할 게 뻔히 보이니까 솔직히 조금 두렵기도 했죠. 친한 감독님 작품이어서 더 기대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실망을 주면 안 되겠다는 부담도 컸어요."


그는 박건이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하기 위해 체력부터 동작, 표정까지 하나하나 점검하며 역할에 몰입했다. 특히 거칠고 버석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러닝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체중을 감량하는 등 외형적인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러닝을 꾸준히 했어요. 한창 뛸 때는 5분 40초대까지 나올 정도로 계속 몸을 만들었죠. 살을 빼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마르고 버석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더 신경을 썼어요. 또 비비탄총을 사서 집에서 탄창 갈고, 허리춤에서 꺼내는 동작 같은 것들도 계속 연습했어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하려면 미리 몸에 익혀두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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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 사진=샘컴퍼니



이 같은 준비 과정은 박건의 액션과 감정선을 동시에 설득력 있게 만드는 밑바탕이 됐다. 단순히 몸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물의 상태와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치고 몰린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박건의 태도는 박정민의 체력 관리와 반복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총을 쏘고 추격을 위해 달리는 것 자체는 사실 크게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탄창을 한 번에 빼고 넣는다든지, 총을 허리춤에서 자연스럽게 꺼낸다든지 그런 디테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동작들이 어색하면 인물도 가짜처럼 보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집에서도 계속 연습했고, 현장에서도 몸에 배게 하려고 많이 신경 썼어요."


박건의 감정을 완성하는 데 있어 채선화 역의 신세경과의 호흡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정민은 자신이 자주 시도하지 않았던 멜로 연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세경의 안정적인 연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신)세경 씨는 상대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는 배우예요. 눈빛이나 목소리로 감정을 만들어내는 게 정말 뛰어나죠. 제가 이성과의 사랑 연기를 많이 해본 편은 아닌데 세경 씨가 흐름을 잘 잡아줘서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어요. 같이 연기하면서 많이 의지했고, 덕분에 박건의 감정도 더 잘 살아났던 것 같아요."


박정민은 '휴민트'를 사람의 이야기로 바라봤다.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적 장치에 따른 여러 휘황한 볼거리보다도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본 것이다. 박건이라는 인물을 통해 한 사람이 어디까지 사랑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얼마나 인간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죠. 조 과장도 그렇고 박건도 그렇고, 한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지점이 마음에 와닿았고,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면서 연기했어요."


이러한 고민이 있었기에 박건이라는 인물은 감정과 신념이 또렷한 캐릭터로 완성될 수 있었고, 액션과 멜로가 맞물린 서사 속에서 순애보의 '잘생김'이라는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휴민트' 속 박정민의 잘생긴 얼굴은 연기로 완성한 결과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수없이 다듬은 끝에 만들어낸 '잘생김'은 캐릭터를 더욱 근사하게 완성했다. 다시 한번 압도적인 연기 기량을 보여준 박정민.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자신을 갱신해 나가는 배우이기에 더 응원할 수밖에 없다.


"언론시사회에서 조인성 형이 '예전에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튀지 않으면서 극을 이끄는 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100% 공감했어요. 감독님들이 원하는 방향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걸 조율해 나가는 게 쉽지 않죠. 배우 개인의 욕구와 연출자의 방향성이 다를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돼요. 그걸 잘 버무려 나가는 게 좋은 배우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https://v.daum.net/v/20260211120238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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