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법 개정안에 조선족 한정 건강보험료 경감 혜택 부여
타국과의 형평성 및 상호주의 문제 있어..."졸속 입법 우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병)이 지난달 30일 재외동포 체류자격 비자(F-4)를 가지고 체류기간이 10년 이상인 65세 이상 고령의 가입자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경감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재외동포 체류자의 거의 대부분은 조선족이다.
현행 건강보험제도에서는 외국인의 경우, 장기간 국내에 거주하더라도 내국인과 달리 노인 보험료 경감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에 박해철 의원은 외국인가입자들 가운데 특히 조선족에 대해서는 보험료 경감 조치가 필요하다며, 건강보험법 내에 65세 이상·F-4·국내 10년 이상 체류 동포에 대한 건보료를 경감해 줄 수 있는 근거(제109조 제9항 신설)를 신설한 것이다.

이번 발의는 한국 거주 조선족 단체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15일 김정룡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은 이 대통령에 보낸 서신을 통해 “재한 조선족 사회가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료가 지나치게 부담된다. 조선족은 좋든 싫든 내국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집단이다. 조선족은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한국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달라”고 호소했다.
이 서신 전달 보름 후 박해철 의원이 곧바로 해당 내용이 담긴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로부터 박해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첫째로 졸속 입법이다. 조선족 단체에서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낸 지 15일 만에 신속히 발의가 된 탓에 입법 내용에 대한 필요성 및 타당성 검토나 전문가 의견 수렴, 사회적 합의에 대한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을 거라는 의혹이나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둘째로 다른 외국인과의 형평성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은 법무부 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25년 3월 기준 전 세계 194개국 출신 275만명에 달한다. 이들 중 유독 일부 국적, 특히 조선족만을 대상으로 건보료를 경감해 주는 것은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에게는 당연히 특혜와 차별로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박해철 의원과 조선족 단체는 합리적 근거보다는“조선족은 다른 외국인들과 다르다. 조선족은 한국을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는 특수한 외국인이기 때문이다”라는 정서적인 수사로만 일관하고 있어 이번 발의가 법 논리보다는 정치적 필요성과 감정이 우선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셋째는 국가 간 상호주의의 문제이다. 한국인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 반해 외국인은 한국에서 과도하게 혜택을 받는 불합리한 경우가 있어, 상호주의의 원칙에 따라 외국인의 본국 보험이 한국인에게 적용되지 않으면 해당 외국인도 한국 건강보험 가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항상 존재해 왔다.
그런데 중국은 건강보험 적용에 있어 대표적인 '한국인 차별국가'이다. 중국인은 직장 가입자의 가족이 한국에서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한국인은 중국에서 직장을 다녀도 가족까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주의 적용은 커녕 중국 국적의 조선족에게 건보료 경감 혜택까지 주는 것은 과도한 시혜라고 비난받을 만 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피해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의료비 지출 급증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29년부터 적자 전환 후 2030년경 적립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와중에 조선족들의 보험료까지 경감되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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