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한 번쯤은 찾아온다는 ‘별의 순간’. 배우 박정민에게는 그것이 요즘인지도 몰랐다. 꾸준하게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을 다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같았지만, 그런 인물이 대중 특히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은 흔히 오는 순간이 아니다. 박정민은 그러나 그 순간을 맞았다. 가수 화사의 뮤직비디오 출연과 이를 재현한 무대 이후에 생긴 선망의 분위기, 그는 심지어 새 영화도 개봉한다.
그 영화에서도 박정민은 여성 팬의 마음을 움직일 듯한 연기를 한다. 11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휴민트(HUMINT)’에서 그는 북한 국가보위성의 조장 박건으로 분한다. 외모는 날렵하고 근육질에 냉철한 판단력과 빼어난 전투실력의 전사이지만, 한 꺼풀을 벗기면 한 사람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간직한 순애보 캐릭터다. 그러한 발견은 박정민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였다.
“(류승완) 감독님과는 십몇 년 전 단편을 찍다 알게 된 사이였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 정도의 멜로 캐릭터로는 보지 않았어요. 박건이라는 인물의 감정적인 변화, 진폭이 꽤나 컸고 이것이 영화가 나아가는데 방점인 것 같았습니다. 저라는 배우에게 ‘이런 역할도 주시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상정된 라트비아에서의 올 로케이션 촬영, 3개월이나 되는 긴 해외 체류 거기에 액션과 평양 사투리가 오가는 촬영은 고생길을 예감하게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기쁨이 있었다. 고생을 달게 받아들인 결과는 ‘별의 순간’으로 돌아왔다. 관계는 없었지만, 화사의 ‘굿 굿바이(Good Goodbye)’ 출연이 화제가 되고 지난해 11월 청룡영화제의 합동 공연은 더 큰 화제가 됐다.

“정말로 저는, 제 일상생활에 ‘그 무대’ 이후의 갖은 워딩과 밈(Meme)과 이슈들이 침투하지 않고 있어요. 사실 주변 분들은 좋아하십니다. ‘정민이가 떴다’고요. 어디까지 해야 뜨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그렇게 큰 생각은 없는데, 저라는 인간에 대해 15년 만에 그런 ‘요상한’ 단어가 붙은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어느 쪽이든 외연이 확장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요상한’ 단어란 ‘국민 전 남친’을 의미한다. 화사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박정민은 연인 화사의 예전 습관을 잊지 않고 구두를 챙기는 전 남친으로 분한다. 공교롭게도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채선화 역 신세경의 전 남친이다. 영화가 개봉하면 ‘국민 전 남친’이라는 수식어는 더욱 공고해질지 모른다. 배우라면, 그것도 남자배우라면 한번 들어보고 싶은 ‘미남’ ‘대세’라는 수식어. 물이 밀려들고 노를 저어야 할 때지만, 박정민은 고의적으로 이 분위기를 외면하는 듯했다.
(중략)
“예전 박신양 선배님의 작품 ‘편지’를 재밌게 봤습니다. 멜로 영화를 보고 엉엉 운 것이 처음인 것 같아요. 최근 작품은 전도연 선배님, 김남길 선배님의 ‘무뢰한’이었던 것 같아요. 한석규 선배님의 ‘8월의 크리스마스’, (황)정민이 형이 하셨던 ‘너는 내 운명’이 좋았네요. 그런데, 정민이 형이 멜로를 많이 하셨네요? 왠지 용기가 생깁니다.(웃음)”
https://naver.me/FnsF1T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