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유출된 개인정보 3370만개, 사실상 3번 이상 조회 당해
미국 "차별적 조사" 우려에 한국정부 조사 정당성 주장 힘 실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켜진 빨간불 신호등 (연합뉴스)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사태 발생 두 달을 넘기면서 파장이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앞서 쿠팡에서 퇴사한 중국인 직원이 3370만 개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도 모자라, 해당 정보를 1억 회 이상 조회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성인 한국인 대다수가 포함된 개인정보가 실제로 광범위하게 국제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현실화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쿠팡에 대한 조사 정당성을 보다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확보하게 됐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관합동조사단은 쿠팡에서 유출된 한국인 개인정보 대다수가 쿠팡에서 퇴사한 중국인에 의해 1억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확인했다. 단순 정보 유출을 넘어 실제로 광범위 열람과 활용 가능성이 확인된 것으로, 민감 정보의 2차 피해 우려에 따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1월 전직 직원에 의한 내부 정보 접근으로 약 3370만 건의 고객 정보가 노출됐다며 자체조사 결과를 밝혔다. 당시 회사 측은 전직 직원이 3300만 개 계정의 기본 정보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은 약 3000개 계정에 그쳤고 관련 장비와 저장 매체를 모두 회수해 제 3자 외부 전송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사가 회사 주도로 이뤄진 ‘셀프 조사’라는 점을 두고 초기부터 논란도 적지 않았다. 자체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피해 범위와 외부 유출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발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후 추가 유출 계정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런 문제 제기가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후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 범위는 더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기존 사건과 관련해 16만5000여 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대상 고객에게 별도 안내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동일 사건에서 추가로 확인된 건이라는 입장이지만, 초기 발표와 달리 유출 규모가 계속 늘어나면서 회사 측 해명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1억 회 이상 조회 사실은 그동안 미국 정부·의회를 비롯해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대(對) 쿠팡 관련 조사가 과도하거나 차별적일 수 있다는 문제도 한 번에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 한국인의 이용자 정보가 국외에서 대규모로 열람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 정부가 향후 미국을 상대로 쿠팡에 대한 조사 필요성과 정당성을 보다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쿠팡 사태 이후 그동안 미국 측은 한국 정부의 조사가 차별적이고 부당하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문제 제기해 왔다. 쿠팡 지분을 보유한 일부 미국 투자사도 한국 정부가 한ㆍ중 대기업 경쟁사를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미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더구나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도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쿠팡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자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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