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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올림픽] 서태지가 만든 30년 전 스노보드 열풍, 밀라노 메달로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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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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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탈리아 알프스의 리비뇨에서 한국의 겁 없는 10대 스노보더 유승은(18·성복고)이 획득한 귀중한 동메달엔 1990년대 '문화 대통령'으로 불린 서태지의 지분이 있다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5년 10월 발표한 4집의 노래 'Free Style(프리 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한국에서 스노보드가 대중화되는 데에 지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뮤직비디오가 나오기 전만 해도, 한국엔 스노보드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다.


미국에서 '한량'들의 하위문화로 퍼지던 스노보드를 한국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다.

스노보드가 대중화하는 데엔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달리는 궤적이 스키와 달라 움직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버릇없어 보이는 젊은이들이 주로 즐기던 스노보드는 기성 스키어들에게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스노보더들이 늘어나 스키어들과 충돌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자 1990년대 초반 국내 대부분 스키 리조트가 스노보드의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리프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몰래 등산까지 해 가며 '금지된 슬로프'를 달렸다는 스노보더 1세대들의 '무용담'은 지금도 동호인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한다. 

1995년 12월 젊은 스노보더에게 친화적인 스키장을 표방한 성우리조트(현 웰리힐리파크)와 휘닉스파크(현 휘닉스 평창)가 잇달아 개장하면서 한국 스노보드는 전기를 맞았다.

'인프라'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으로 '선망하는 문화'의 지위까지 얻은 스노보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대학생이 스노보드 장비를 사 들고 스키장에 가 서태지처럼 헐렁한 옷에 털모자를 뒤집어쓰고 슬로프를 달렸다. 그렇게 스노보드는 X세대의 상징이 됐다.

이 X세대 스노보더들이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온 가족이 함께 눈밭을 달렸다.


그렇게 스노보드를 처음 배운 유승은이 10일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거머쥐고 활짝 웃었다.

이는 알파인이 아닌 프리스타일 계열 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따낸 첫 올림픽 메달이다.


유승은, 그리고 이번 대회 하프파이프 메달에 도전하는 이채운(19·경희대), 최가온(17·세화여고) 등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10대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통점은 '아버지'를 통해 스노보드를 접하고 배웠다는 것이다.

눈과 스노보드를 사랑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즐기기 시작한 스노보드에서 재능을 발견해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한국 스노보드계에 '역대급 10대'들이 갑작스럽게 여럿 나타난 배경엔 30여년 전 발표된 한 뮤직비디오가 있는 셈이다.

13일 새벽엔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가온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다음 날 새벽엔 이채운이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 나서 금빛 도약을 시도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210122000007?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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