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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현장] 신촌·이대 상권의 몰락…청춘놀이터에서 ‘공실지옥·폐업대기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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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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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엔 ‘임대’ 문의…서울 평균 세 배
임대료·환경 변화에 다시 한 번 ‘흔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장사 안 합니다.”

 

그야말로 초역세권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인도 위로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상권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대형 건물도, 소형 상가도 예외는 없었다. 유리문마다 임대 딱지가 붙어 있었고, 불 꺼진 실내는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임을 증명했다.

 

지난 9일 오후 1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의 모습이다. 오랜 고생 끝에 자리를 잡아 단골도 제법 늘고 유명한 연예인의 싸인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던 내로라하던 맛집도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긴 어려웠다. 과거 밤낮없이 손님이 몰리던 기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촌역 일대의 침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촌·이대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15.1%로, 여전히 서울 평균의 세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촌 일대는 1990년대부터 젊은 세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주변에 위치한 연세대, 이화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패션, 음식 등 트렌드를 선도했다. 스타벅스(1999년), 투썸플레이스(2002년), 크리스피크림도넛(2004년) 등 유명 프렌차이즈들의 1호점이 모두 이곳에 자리 잡았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입까지 겹치며 신촌 상권은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다.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회자됐는데,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이 재물을 뜻하는 ‘리파(利發·lifa)’의 표현과 유사해 상징적인 방문지로 소비됐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가파른 임대료 상승, 홍대·연남동 등 인근 상권의 급부상, ‘차 없는 거리’ 정책 등으로 인한 접근성 하락 등이 겹치며 유동 인구가 크게 줄었고, 상권 침체가 시작됐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주요 프렌차이즈 1호점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폐점했다.

 

또한 연세대 신입생의 송도캠퍼스 1년 의무 입주 정책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산 등으로 인해 주 고객층인 젊은 유동인구가 줄며 매출이 빠르게 감소했다. 결국 매출 대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주변 상권으로 옮기거나 폐업을 선택했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신촌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실제로 이날 기자가 찾은 신촌 일대의 모습은 ‘유령도시’와 흡사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폐업과 버티기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는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었다. 장사를 멈춘 채 버티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촌의 메인 거리인 신촌 명물거리로 불리는 구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촌역 사거리에서 메가박스로 이어지는 대로는 점심시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적막했다. 손님이 앉아야 할 테이블은 대부분 비어 있었고, 1층 보다는 2층의 공실률이 눈에 띄게 심각했다.

 

그나마 낮 시간 문을 연 식당들의 빈 테이블을 채운 것은 손님이 아니라 배달을 위해 대기하는 라이더들이었다. 1층 매장 안에는 70대로 보이는 노년층 손님 한두 명이 전부였다. 점심시간임에도 식당들은 유입이 끊긴 채, 배달 주문에 의존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이대역 일대도 사정은 같았다. 신촌 상권은 ‘드문드문’ 공실이 보이는 수준이었다면 이대 앞은 문을 연 가게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였다. 한때 줄을 서 가며 맛보던 매장들도 문을 닫았고, 정문 앞을 중심으로는 대형 스터디카페와 편의점 몇 곳 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과거 보세 의류와 액세서리, 구두 매장으로 북적이던 뒷골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앞마다 젊은 여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각기 다른 아이템을 착용해보던 풍경은 사라졌고, 문만 덩그러니 열린 채 정적에 잠겨 있었다. 매장 안을 들여다봐도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대역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사장님(50대)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신촌 일대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정도는 돼야 버틸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 이후 꺾인 분위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땅값이 높은 지역이다 보니 건물주들도 임대료를 쉽게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이대역의 한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서대문구 이대역의 한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임유정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완전히 문을 닫은 공실 보다는,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인 가게들이 더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휴업 점포가 늘어날수록 사실상 상권 전체의 유입 동력이 약화되면서, 정상 영업 중인 가게들까지 매출 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폐업 신고의 이유로는 50만6198명이 ‘사업 부진’을 꼽았다.

 

쉽게 말해, 통계 보다 자영업자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는 이야기다. 폐업을 결정해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음식점은 대부분 임차 형태로 운영되는데, 임대차 계약 시 ‘원상복구 의무’가 명시돼 있어 주방 설비와 배기 덕트, 가스·전기 시설, 인테리어 등을 철거해야 한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3057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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